배우 오달수가 12일 서울종합예술학교 강단에 섰다. 연기예술학부 주관으로 ‘연기자의 조건’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특강에는 연기, 뮤지컬, 방송영화, 패션모델, 공연제작콘텐츠학부 재학생 400여 명이 참여했다.
연출가 이윤택 선생이 이끄는 극단 ‘연희단거리패’에 입단하며 연기를 시작한 오달수는 15년 이상 연극 무대에서만 활동했다. 대구에서 태어나 부산 영도에서 자란 오달수 배우의 말투는 경상도 사투리의 강한 억양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굳이 사투리를 감추기보다 이 억양을 활용해 대사의 행간에 실려 있는 인물의 디테일을 형상화해내는 재능을 발휘하며 독특한 개성을 만들어내고 있다.
“대학 시절 인쇄 배달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가마골소극장이 단골이었죠. 거기 배우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되면서, 공연도 보고 같이 밥도 먹고, 세트 짓는 것도 도와주다가 자연스레 입단하면서 연기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처음 서울에 올라와 연기를 시작했을 때는 사투리 때문에 싫은 소리도 많이 들었죠. 그런데 ‘넘버3’에서 송강호 선배의 사투리 연기가 확 뜨면서 사투리 연기에 대한 편견이 많이 없어진 것 같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배우도, 가장 연기를 잘한다고 생각하는 배우도 송강호 선배입니다.”
송강호와 오달수는 영화 ‘변호인’에서 변호사와 사무관으로 나란히 출연해 환상 케미를 이룬 바 있다. 많은 작품에서 코믹하고 유쾌한 역할을 많이 했던 오달수는 개성 있는 마스크와 연기력으로 인상에 남는 역할을 많이 해왔다. ‘도둑들’에서는 홍콩 도둑, ‘7번방의 선물’에서는 수감자, ‘올드보이’에서는 감옥 주인, ‘달콤한 인생’에서는 무기밀매상 역 등을 맡으며 출연 분량에 상관없이 미친 존재감을 과시했다. 특히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에서는 괴물 목소리를 맡아 괴물 소리의 40% 이상을 소화하기도 했다.
“영화 ‘괴물’의 기본 음성은 스텝들이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채집한 괴물 소리를 믹싱해서 만든 것입니다. 제 목소리는 괴물이 화가 나거나 울부짖을 때, 무엇을 삼킬 때 혹은 죽을 때 등 감정이 꼭 들어가야 할 곳을 후시녹음으로 작업해서 겹쳐 편집한 것입니다.”
2013년 ‘7번방의 선물’로 대한민국문화연예대상 영화부문 남자 최우수상을 수상했던 그는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남우조연상(마파도), 춘사영화상 남우조연상(그 해 여름) 등을 받은 바 있다.
“배우로 활동하고 싶다면, 춤이든, 악기든, 마임이든, 남을 가르칠 수 있을 만큼 수준을 갖춘 특기를 하나씩 가졌으면 합니다. 계산된 연기보다는 동물적인 감각으로 연기에 뛰어드세요! 배우는 죽을 때까지 계속 자라는 존재입니다”
서울종합예술학교 연기예술학부는 서울시뮤지컬단장을 역임한 김효경 학부장을 비롯하여,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장태유 PD, ‘트라이앵글’ 유철용 PD, 영화 ‘역린’ 감독 이재규, 유명 연극연출가 이기도, 전훈, 이원종,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연출자, 엄친딸 배우 이인혜 등이 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