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김정우 기자 =정부가 세월호 참사 등 대형 재난이 재발하지 않도록 재난대응 시스템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면 재검토한다. 재정건전성을 위해 신규 사업 검토 시 선진국처럼 페이고(pay-go) 원칙을 적용한다. 또 유사 중복되는 사업을 통폐합해 향후 3년간 600개 사업을 감축키로 하는 등 재정 혁신 강도를 높이되 복지와 안전, 문화 분야에 대한 투자 비중은 늘리기로 했다.
정부는 1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국무위원 및 민간 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14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 등을 중심으로 2018년까지 5년간 국가재정운용전략을 논의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재정지원 방법에 대한 매뉴얼을 빠짐없이 만들어서 담당자들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며 "예산 우선순위도 피해복구 지원보다 사전예방으로 바꾸고 눈에 보이는 하드웨어뿐 아니라 교육훈련 등 소프트웨어에도 충분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와 함께 "새로운 시설 구축과 함께 기존시설을 안전하게 유지하는데도 예산 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세월호 참사와 같은 사회적 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자 안전시스템 전반을 개조하고, △재난대응시스템 구축 및 운용개선 △재난대응 교육․훈련 △새로운 재난대응 기술 확보를 위한 R&D․장비 투자 △재난대응 협업체계 등 현장 활용성을 높일 수 있는 분야에 대한 지원 예산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또 현재 소방방재청, 안전행정부, 해양수산부, 해양경찰청 등으로 나뉘어져 있는 자연재해 관리 예산과 사회 재난 관련 예산이 모두 통합돼 신설될 국가안전처 산하로 일원화될 전망이다.
정부는 또 기초연금으로 촘촘한 복지안전망을 구축하고 고용률 70%와 문화재정 2% 달성을 뒷받침하기로 했다.
4대강 사업과 경제 위기 극복과정에서 일시적으로 투자가 늘어난 사회간접자본(SOC)과 산업 분야는 점차 관련 예산을 줄이기로 했다. 향후 사용 계획이 없는 군 유휴지 3988만㎡(여의도의 14배)를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새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핵심과제들 가운데 기존의 사업과 크게 차별화되지 못하는 사업은 전면 재설계에 들어간다.
대표적 사례가 ‘정부3.0’ 사업이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임에도 불구하고 기존에 정부가 벌였던 전자정부 사업과 별다른 차이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공개ㆍ공유ㆍ소통ㆍ협력 이라는 본래 취지에 부합하도록 예산이 다시 짜여진다.
정부는 이날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내년 예산안과 2014~2018 국가재정운용계획을 9월중 마련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