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이름값 높은 배우들이 모인 것이 아니다. 배우들의 연기들이 어우러져 큰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영화의 몰입도를 높였다.
프랑스 영화 ‘포인트 블랭크’를 리메이크한 ‘표적’은 한밤중에 벌어진 의문의 살인 사건에 누명을 쓰고 쫓기던 여훈(류승룡)이 교통사고로 병원에 긴급 후송되면서 시작된다.
총상을 입은 여훈을 명진빌딩 살인사건 용의자로 지목한 중부서 경감 영주(김성령)는 수진(조은지)과 수사를 시작하지만 여훈이 병원을 탈출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사건을 광역수사대(광수대) 송기철(유준상) 반장 팀에게 넘겨주게 된다.
태준은 여훈의 동생 성훈(진구)으로부터 “13번 환자, 병원 밖으로 데리고 나와”라는 협박을 받고 일을 도모한다.
이로서 여훈은 자신과 동행하려는 태준과 함께, 영주, 송반장에게 쫓기기 시작한다.
댄디남 이진욱의 여린 의사 연기도 보기 좋았다. 케이블 채널 tvN ‘나인’에서 보여준 열혈 앵커의 모습은 사라지고, 아내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태준이 있을 뿐이었다.
‘역린’에서 혜경궁 홍씨 역을 맡아 모성애를 보여준 김성령은 열혈 형사로 분했다. 김성령은 류승룡 못지 않은 액션 연기로 눈길을 사로 잡았다.
영주를 믿고 따르면 수진 역의 조은지와, 선천적인 장애를 가진 정체불명의 성훈을 연기한 진구, 임신한 신경전문의 희주의 조여정 모두 각기 영화의 한 축을 담당, 제 몫을 톡톡히 했다.
아쉬운 점은 ‘친절한’ 영화는 아니라는 점이다. 빠른 전개로 인해 여훈의 과거가 잘 드러나지 않으면서 여훈의 강인함에 대한 의문이 생기는 등 여러 곳에서 디테일이 떨어지는 것은 옥에 티로 남을 전망이다.
스피디한 영화를 선호하는 관객이라면 킬링타임용으로는 제격이다. 36시간을 1시간 38분만에 풀어내는 동안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다. 15세 관람가로 오는 30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