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궂은비도, 때 이른 더위도 슬픔의 행렬을 막진 못했다.
안산 합동분향소를 찾은 조문 행렬은 13만명을 넘어섰고, 27일 오후 설치된 서울광장 합동분향소에도 3시간만에 3000명이 다녀갔다.
평일에도 수십m가 넘는 줄을 만들었던 조문객은 주말에는 고려대안산병원까지 1㎞를 넘겼다. 걸으면 15분이 걸리는 거리다. 어느 누구도 불평 없이 차분히 차례를 기다렸다.
인근에 위치한 고잔초등학교는 추모객의 행렬로 도로가 혼잡해지는 것을 예방하고자 운동장을 임시 개방했다. 하늘도 울었던 27일. 색색의 우산이 고잔초등학교 운동장에 똬리를 틀었다.
경기도 합동대책본부는 헌화에 사용할 국화꽃을 10만송이 가량 준비했지만 이날 오전 11시가 넘은 시각 모두 소진됐다. 조문객들은 검은색 근조리본을 제단에 올렸다.
어른들은 출석부 사진으로 마련된 아이들의 영정사진을 차마 똑바로 보지 못하고 ‘미안하다, 미안하다’는 말만 되뇌었다. 안산에서 10년을 넘게 살아온 주부 김선순 씨는 “여기 오는데 용기가 필요했다. 저 웃음을 마주볼 엄두가 나지 않더라. 미안하고 면목이 없다”며 눈물을 훔쳤다. 유가족에게 죄스러워 한껏 울지도 못했던 조문객들은 분향소를 나오면서 아이처럼 울었다.
임시 합동분향소는 오는 28일까지 조문객을 받은 뒤 29일부터는 안산 단원구 초지동 화랑유원지로 자리를 옮긴다.
이날 오후 3시부터는 서울광장 합동분향소에서도 조문이 가능해졌다. 서울광장 합동분향소는 대한적십자와 서울시 자원봉사센터가 함께 운영하는 시민 분향소 형태다. 서울광장 합동분향소는 오전 7시부터 밤 11시까지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