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 구조 지연에 극도로 민감…인증샷 자원봉사자와 몸싸움도

2014-04-18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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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실내체육관 앞에 설치된 자원봉사자 천막



아주경제 장봉현 기자(진도) = 전남 진도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건 현장에 머물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이 사고 사흘째인 18일 현재까지 기적이 일어나지 않고 사망자 수만 늘어나자 그동안의 안타까움이 불만과 분노로 변했다.

특히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생환 소식을 기다리던 가족들은 격한 감정을 표출하는 등 극도로 민감해진 상태다.

이날 오후 4시 현재 진도 해상 여객선 세월호 침몰 참사 사망자가 28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진도 실내체육관에는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 기적이 일어나기만 간절히 바라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은 해경 등 정부의 상황 전파에 고성과 거센 항의를 하는 모습들이 곳곳에서 연출되고 있다.

이날 오후에는 체육관 앞 입구에서 한 자원봉사자가 웃으며 인증 샷을 찍는 모습을 목격하고는 몸싸움을 벌이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실종자 가족 A씨는 "우리 새끼는 차가운 바닷물 속에 있는데 어떻게 웃으면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느냐"며 "자식을 키우는 부모 입장이라면 절대 그럴 수 없다"고 울부짖었다.

언론에 대해서도 강한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사고 현장인 진도에는 국내 주요 언론사를 비롯한 NHK, CNN, CCTV, 알자지라, AP, AFP, 교도통신 등 전 세계 언론이 뜨거운 취재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 언론사 기자는 극도로 흥분한 실종자 가족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임시 시신안치소가 설치된 진도 팽목항에서는 실종자 가족들이 사진 촬영을 못하게 하자 한 언론사는 헬리캠을 띄워 영상을 촬영하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정부에 대한 불신도 극에 달했다.

해양경찰 측은 사고 이후 이들에게 구조 활동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지만 가족들은 "정부 말을 믿지 못하겠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잠수요원들이 세월호 내부 식당 진입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내 이 소식은 잘못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앞서 전날에도 해경은 공기를 주입하고 있다고 했지만 해수부는 공기 주입 장비가 이동 중이라는 등 혼선을 빚고 있다.
 
한 실종자 가족은 "우리 애들은 차가운 물속에서 죽어가고 있다"며 "다 죽여 놓고 배를 인양할 생각이냐"고 오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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