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LSI 사업부가 작년 한해 동안 부진한 성적을 기록한 가운데 향후 성장세가 감소할 것으로 보이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메모리 반도체만으로는 지속 성장이 어렵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권 부회장은 최근 DS부문 임직원에게 보낸 경영현황 설명 메시지에서 "1분기 전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늘었지만 메모리에 비해 시스템LSI는 다소 부진했다"며 사실상 위기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권 부회장은 "메모리 분야의 경우 오랫동안 세계 1위를 유지해 오면서 자만심에 빠진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며 "메모리는 반도체 산업의 극히 일부이기 때문에 진정한 강자가 되기 위해서는 반도체 모든 부분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증권사 추정치에 따르면 올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는 메모리사업부 호조에 힘입어 매출 9조5000억원, 영업이익 2조원으로 견고한 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시스템LSI사업부는 매출 3조원, 영업이익 100억원으로 부진한 성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권 부회장은 "시스템LSI의 경우 14나노 공정 향상과 고성능 AP 개발에 주력해 고객에게 시스템 반도체 부분에서도 삼성이 강자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그동안 조명용 제품 개발에 주력해 온 LED 분야에 대해서는 "차별화된 기술개발로 가시적인 성과를 이뤄내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권 부회장은 개발한 기술을 상품화시킬 수 있는 차별화된 능력이야말로 사업의 정체와 발전을 구분 짓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최근 삼성그룹 내에서 다시 화두가 되고 있는 마하경영을 언급했다.
그는 "제트기가 초음속을 돌파하려면 엔진의 힘을 배가시키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재료공학과 기초물리 등 모든 소재가 바뀌어야 한다"며 "기술 개발 뿐 아니라 개발된 기술을 빠른 시간 내에 상업화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권 부회장은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임직원을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