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치연 기자 =삼성토탈이 제5 정유사로 도약하기 위해 야심 차게 추진해왔던 대한석유협회 가입이 불발됐다.
3일 대한석유협회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제34회 정기총회를 열고 삼성토탈의 신규 회원사 가입 안건을 보류하며, 추후 재논의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석유협회는 정유업계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로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4개 회원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 1980년 협회 설립 이래 회원사 가입을 신청한 사례가 없어 삼성토탈을 신규 회원사로 받아들일지 관심이 집중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총회에서는 삼성토탈의 신규 회원사로 가입 안건은 표결도 부치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삼성토탈이 회원사로 가입하기 위해서는 석유협회의 기존 4개 회원사 CEO 4명 중 과반수인 3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이와 관련, 석유협회 측은 "삼성토탈이 기존 회원사인 정유사와 성격이 달라 여러가지 사항들에 대해 더 신중하고 구체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삼성토탈은 삼성그룹과 프랑스 화학·에너지그룹 토탈이 각각 50%씩 출자해 설립한 비상장 에너지·석유화학 회사로 2012년 기준 매출 7조2000억원을 기록했으며, 오는 2015년 매출 14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사업목적에 석유정제업을 등록한 삼성토탈은 지난해부터 알뜰주유소에 휘발유 공급을 본격화하며 협회 회원사 가입을 추진해왔다.
삼성토탈은 충남 대산에 나프타분해센터(NCC) 등 13개 단위공장으로 구성된 플렉스를 갖추고 기초 유분부터 PE(폴리에틸렌)·PP(폴리프로필렌) 등의 합성수지와 PX(파라자일렌)·SM(스티렌모노머) 등 화성제품, 휘발유와 항공유까지 다양한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토탈은 정유사 가입의 핵심 요건인 원유 정제시설을 보유하고 있지 가입 승인 여부에 논란이 됐다. 현재 협회의 정관에는 정제시설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는 상황이다.
삼성토탈 관계자는 "부결이 아니고 재논의하기로 한 만큼 향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