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6억 명에 달하는 인도 중산층을 공략하려면 소비재ㆍ인프라 산업에 투자하십시오."
비쉬누 프라카쉬 주한 인도대사는 27일 아주경제와 문회보가 개최한 제7회 아시아 태평양 금융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프라카쉬 대사는 "한국의 투자자들이 인도에서 누릴 수 있는 기회는 상당하다"며 "인구가 많고 부가 늘어나면서 고급 품질의 한국 상품을 원하는 인도인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인도 중산층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프라카쉬 대사는 "현재 인도의 중산층 인구는 2억 5000만 명에 달하며 오는 2028년에는 6억 명에 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산층 타깃으로 정보기술(IT)·인프라·전자·에너지·자동차 산업에 투자하면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전력·고속도로·공항 등 인도의 인프라 사업에 1조 달러가량 투자될 계획이다"며 "인도 인프라에 대한 투자도 매년 2000억 달러 증가하고 있으며 한국, 일본, 아세안 기업들의 인프라 투자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유통시장 규모가 800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한국은 인도의 자동차 등 소비재에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도인들은 수입품에 의존하는 편이기 때문에 수출강국인 한국에 기회가 많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인도에서 매달 800만 대의 휴대전하가 판매되고 있으며 전자제품 시장규모도 매년 4000억 달러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는 인도에서 매년 63만 대의 차량을 생산하고 있으며 자동차 시장에서 19%를 점유하고 있다.
인도에선 철강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 프라카쉬 대사는 "인도 산업 성장세를 고려하면 앞으로 5~10년 후에도 철강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단언했다. 한국 기업으로는 포스코의 거래가 활발한 상태이며 두산, 한국전력 등에서도 철강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2년간 한국과 인도의 무역거래는 무려 70%나 증가했다.
프라카쉬 대사는 인도가 한국·중국·일본 등 동아시아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의 경제가 서구에서 아시아로 이동했다"며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적 중심축도 아시아로 넘겨졌다"고 말했다. 아시아개발은행에 따르면 오는 2030년에 한국, 중국, 일본 등의 국부가 미국과 유럽을 따라잡을 전망이다.
또한 글로벌 경제가 정치ㆍ경제적 불확실성을 겪고 있으나 인도는 잠재력을 통해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자부했다. 프라카쉬 대사는 "세계 주요 국가들은 막대한 부채, 재정적자, 고령화, 실업률 등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다"며 "이러한 문제를 가진 국가들과 달리 인도는 강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인도 시장이 주춤했으나 회복 조짐이 매우 강하다"며 "지난해 8월 이후 루피화 가치가 12%나 회복됐으며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5~6%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시아에서 세번째로 경제규모가 큰 인도는 지난 2002년에서 2012년까지 평균 6.7%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인도의 강점으로 젊은 인구층을 들었다. 오는 2020년에의 유럽 평균 나이가 49세, 중국 평균 나이가 37세인 점과 달리 인도의 나이는 29세로 가장 젊다. 또한 최근 주요국의 실업률이 높지만 인도는 젊은층을 위해 매년 600만~7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도에 전문적인 인력이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매년 100만 명의 엔지니어가 대학에서 배출되고 있다"며 "인도 방갈로르에 위치한 삼성에서 근무하는 인도 엔지니어만 4500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2600만~2700만 명의 인도 인력이 해외에서 활약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