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교사, 사기도박단 운영 ‘경악’

2014-03-27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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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윤소 기자 = 도박에 빠진 현직 체육교사가 사기도박단까지 만들어 사기 행각을 벌이다 경찰에 붙잡혀 충격을 주고 있다. 충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6일 도박판을 벌여 수억 원을 가로챈 혐의(상습도박 등)로 청주 C여고 체육교사 A(52)씨 등 4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현행범으로 검거된 이들은 지난 24일 오후 2시 27분쯤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의 한 사무실에서 3700만원의 판돈을 걸고 도박판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자리에서 발견된 특수 제작 카드, 렌즈 등이 이들 범죄의 치밀성을 보여줬다.
경찰 조사결과 청주 C여고 체육교사인 A씨는 자기가 도박에 빠져 탕진한 돈을 되찾기 위해 2012년부터 직접 기술자(?)들을 섭외해 사기도박단을 창단(?)했다. 이들은 형광물질이 묻은 카드와 패를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는 특수 제작 렌즈까지도 장만했다.

A씨는 먼저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 중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는 이들을 도박판에 끌어들였다. 대상은 친구부터 같은 축구동호회 회원까지 다양했다.

피해를 당한 A씨의 지인들은 현직 교사인 그가 사기 도박판을 꾸밀 줄은 상상도 못했다. 처음에는 가벼운 식사자리였으나 만남이 잦아질수록 술자리로 바뀌었고 그때마다 A씨는 자연스럽게 카드 도박 얘기를 꺼냈다. "사업에 도움이 될 만한 사람을 소개해주겠다"라는 달콤한 유혹으로 피해자들을 끌여 들였다. A씨 일당은 2012년부터 최근까지 청주시내 모텔과 사무실을 옮겨 다니며 도박판을 벌였다.

2년 가까이 사기도박 행각을 벌이던 이들은 피해자들의 신고로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피해자 B(44)씨 등 2명이 A씨 일당에 뜯긴 돈 만 2억원이 훌쩍 넘는다.

경찰은 이들 중 A씨를 포함한 3명에 대해 구속 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범행 기간이 2년 가까이 되는 점을 고려해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또 이들이 건넨 음료를 마시고 정신이 몽롱했다는 피해자 진술을 토대로 범행에 향정신성의약품이 사용됐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이들 일당 중 2명이 마약류 관련 전과가 있고 현장에서 압수한 물품 중에는 주사기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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