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그대에 뜨끔했나? 중국 인터넷규제 대폭강화

2014-03-26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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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드라마도 광전총국 심사 통과해야 인터넷 방영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이 해외드라마의 인터넷 방영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하고 나섰다. 우리나라 드라마 역시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국무원 산하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하 광전총국)은 홈페이지를 통해 드라마 영화 등 콘텐츠의 인터넷 방송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선심사 후방영'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고 신화사가 26일 전했다. 중국에서는 미국의 유튜브를 포함해 타국의 콘텐츠 유통 사이트가 열리지 않는다. 대신 자국의 콘텐츠 유통 사이트인 유쿠, 투더우, 러스왕 등을 육성해 왔다.
드라마나 영화가 중국 내 TV에서 방영되기 위해서는 광전총국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인터넷 콘텐츠 제공 사이트들에 대한 규제는 상대적으로 느슨한 탓에 한국 드라마들이 유쿠 등의 사이트를 거쳐 유통됐다. '상속자들'이나 '별에서 온 그대' 역시 TV가 아닌 인터넷을 통해 방영됐다. 20부작이었던 상속자들은 중국에서 19억 7400만 클릭이 나왔으며, 21부작인 별에서 온 그대는 무려 35억 4700만 클릭이라는 경이적인 숫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제는 한국 드라마는 광전총국의 심사를 통과한 후에야 인터넷 유통이 가능하게 됐다.

◆5년 자격정지 초강경 처벌

광전총국은 통지문에서 선심사 후방영이라는 원칙을 적시했다. 또한 심사를 통과해 방영이 되고 있는 콘텐츠에 대해서도 시청자들의 항의가 있거나 국가규정에 어긋나는 사항이 발견되면 즉시 방영을 중단할 수 있도록 했다. 현지 인터넷 드라마 제작사 역시 관련 허가증을 받은 후에 제작할 수 있도록 규정했으며, 인터넷 콘텐츠 사이트는 허가증이 없는 제작사가 만든 콘텐츠는 인터넷상에 방송하지 못하도록 금지했다. 중국 내 개인이 제작한 콘텐츠에 대해서는 확실한 신분을 확인해야 한다. 콘텐츠는 또한 무조건 실명으로 인터넷에 배포토록 했다. 

규정을 위반한 자는 최장 5년 동안 인터넷콘텐츠사업에 종사하지 못한다. 규정위반이 심각한 경우 설비와 관련 소득을 몰수하고 허가증을 취소하도록 했다. 처벌규정이 과중한 만큼 중국의 사이트들은 철저히 광전총국의 '선심사 후방영'제도를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드라마 가장 큰 타격

중국의 인터넷방송에 대한 '선심사 후방영' 제도는 이미 존재해 왔지만 사실상 광전총국이 이 규정을 적용하지 않아 왔다. 하지만 이번 발표는 구체적인 방법과 처벌규정까지 적시하고 있어 본격적으로 선심사 후방영 제도가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러스왕의 장위안(張源) 영화발행부 총감은 "새로운 정책이 나온 것은 광전총국이 인터넷 드라마 방영에 대해 실질적인 관리감독에 나설 것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가장 큰 타격은 미국이나 영국의 드라마, 영화가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할리우드 영화를 포함한 외국의 콘텐츠들이 과거처럼 대량으로 중국 인터넷콘텐츠 시장에 유입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국의 영화전문지인 '더할리우드리포터'는 "이번 조치는 미국 드라마와 영화에 엄중한 타격을 줄 것"이라며 "그 결과는 재앙에 가까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미국의 '티브이가이드지'는 "테러를 소재로 한 드라마나 공포스릴러물은 결코 중국의 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것이며, 미국드라마의 80%가 중국에서 방영중단 조치를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부통제, 자국산업 보호 차원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은 신문출판총서와 광전총국이 합병된 조직으로 지난해 6월 출범했다. 신문출판총서는 도서 및 정기간행물을 관리감독하고 온라인게임을 관장하는 기관이며, 광전총국은 방송영상물과 드라마 영화의 제적 허가 및 심의와 인터넷 관리감독을 총괄하는 기구다. 광전총국이 이 같은 강수를 두고 나온 것은 우선 내부 프로파간다(선전) 차원에서 외국 콘텐츠물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의도로 판단된다. 미국 드라마에서 종종 나오는 대테러전쟁이나 잔혹한 스릴러물이 중국 공산당 체제에 위험을 줄 수 있다는 우려인 셈이다. 또한 최근 대륙을 흔들고 있는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나올 수 있는 언론자유의 모습이나 집회시위 모습, 표현자유의 모습들도 심사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이에 더해 이번 조치는 자국 내 콘텐츠산업과 방송산업 육성을 위한 보호책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근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 내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중국 내 드라마산업이 큰 타격을 입었으며, 모두 국영업체인 위성TV채널들의 광고영업에도 지장을 초래했다는 점이 고려된 조치라는 해석이다. 때문에 우리나라 드라마도 새로운 정책의 가시권 안에 놓여 있다. 중국 내 콘텐츠산업 관계자는 "광전총국이 만약 한류드라마를 심사하면서 시간을 끌거나 작은 허헛점을 잡아서 방송불가 조치를 내리면 한국드라마의 중국 내 유통이 원천봉쇄된다"며 "이번 조치는 한국 드라마에 큰 악재"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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