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의 베드타운 옌자오, 극심한 교통난 몸살

2014-03-16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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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을 통해 버스를 타고 있는 옌자오 직장인들의 모습.(사진/옌자오도시보)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베이징(北京)의 대표적인 베드타운인 허베이(河北)성 싼허(三河)시의 옌자오(燕郊)가 교통난으로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이 곳은 우리나라 교포들이 집중적으로 부동산을 구매한 지역이기도 하다. 

옌자오에서 베이징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은 30만명에 달하지만 이에 비해 교통수단이 턱없이 모자라 주민들의 고통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CCTV가 16일 전했다. 집값이 싼 옌자오는 베이징에서 집을 구매하거나 임대할 여력이 없는 직장인들의 대체수단으로 각광받았었다. 또한 베이징 후커우(戶口)가 없는 외지인들의 차선책으로도 인기를 끌었었다. 옌자오는 허베이성이지만 베이징 중심부까지의 거리가 30km에 불과하다. 베이징과 가까우면서 고속도로 추가건설, 지하철 개통 등에 대한 소문이 돌면서 2000년대 후반부터 부동산개발 광풍이 불었었다. 
CCTV는 30만명의 직장인이 매일 베이징으로 출근하면서 이 곳은 매일 아침 통근전쟁으로 몸살을 앓는다고 전했다. 30만명은 교통수요가 가장 많은 춘제기간동안의 베이징서역 하루 소화인원에 맞먹는다. 매일 아침 6시부터 이 곳 버스정류장은 직장인들로 붐빈다. 길게 늘어선 줄은 때로 200m를 넘기도 한다. 40분에서 1시간가량을 기다려야 시외버스에 탑승할 수 있다. 출근하는 아들을 조금이라도 더 자게 하려는 노인이 줄을 한참을 서 있다가 차가 올때쯤 전화를 해 아들을 불러내는 풍경도 심심챦게 목격된다.

버스에 승차할 때는 그야말로 전쟁이다. 버스는 기다리는 사람이 많기에 승객들이 빼곡하게 찰때까지 기다렸다가 출발한다. 한 주민은 "춘제때 사람들이 빼곡히 버스를 타는 광경을 보곤 했지만 이 곳은 매일매일이 춘제다"고 소개한다. 자리가 있는 승객은 바로 잠을 자며, 서있는 승객들은 서로가 서로에 기댄채 쪽잠을 청한다. 옌자오에서 종착지인 베이징 궈마오(國貿)까지는 한시간여가 소요된다. 이 곳에 내린 직장인들은 다른 버스나 지하철로 갈아타 근무지로 향한다. 이같은 현상은 퇴근시간에도 반복된다.

옌자오는 일과시간이 되면 도시 전체가 텅 빈다고 한다. 입주자를 찾지 못해 비어있는 집도 많으며, 개업한 식당에는 손님이 거의 없는 수준. 옌자오의 직장인들은 일주일 5일동안 새벽 5시에 집을 떠나 밤 9시에 돌아오는 생활을 매일 반복한다. 때문에 주말이 되면 집에서 푹 쉬는 수밖에 없다. 옌자오 내에 극장이나 노래방이 있고, 가격도 저렴하지만 주말이 되도 손님이 찾지 않아 한산하다고 한다. 

지역매체인 옌자오(燕趙)도시보는 전문가의 입을 빌어 "계획대로 도로가 추가로 건설되고 경전철과 고속철이 들어선다면 교통난은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근본적인 대책은 옌자오에 기업들이 몰려 역내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이지만 단기간에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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