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중국 채권시장에서 첫 회사채 채무불이행(디폴트)에 이어 상장사의 채권 거래가 정지되는 사태가 터지면서 기업 연쇄 부도 가능성이 우려된다. 지난달 중국 수출이 예상 밖으로 18% 이상 감소하고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하는 등 최근 발표된 중국 경제 지표도 부진해 실물경제에 대한 불안감도 커진 상황이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위기 후 중국이 내수부양을 위해 과잉 설비투자를 하다보니 금융 부채가 커져 내부에 문제가 터진 것”이라면서 “금융이나 실물 양쪽 다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들이 부진한 선진국 수출 의존도를 낮추려고 내수 중심화하다보니 그에 따른 혼란을 겪고 있다”며 “중국도 내수구조로 바꾸는 기간이 필요해 당장 올해 경기가 회복되리라 보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이번 디폴트 사태는 중국 과잉설비 기업들의 부실이 표면화 된 것으로, 이들 기업이 활발히 이용하는 그림자 금융으로 위기가 번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달 말 관련 금융 상품의 만기가 몰려 있어 디폴트가 일어나면 신용대란에 따른 경기 위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선성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분기 성장률이 크게 하회한다면 중국이 부양책에 나서 경기하단은 지지할 것”이라며 “산업 구조조정을 중장기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단기적 마찰음은 계속 나올 듯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국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 수출 경기도 불확실성이 커졌다.
산업연구원 서동혁 실장은 “중국이 발표하는 성장률이나 GDP는 다소 작위적이란 평도 있지만 수출 지표가 감소한 것은 중국이 전처럼 성장 드라이브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그동안 중국의 가공무역 수요 덕을 상당히 봤던 석유화학, 철강, 자동차, 전자 부품 등의 수출 여건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당장 증권시장에서는 중국 디폴트 사태 직후 중국 경기 민감 업종을 중심으로 즉각 반응이 나타났다.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3.36% 감소해 6조6285억원이 증발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도 6608억원이 감소한 1.25%의 감소율을 나타냈다. 특히 LG그룹 상장사들의 시가총액 감소폭이 컸다. LG화학이 3.98%(6627억원), LG전자 2.45%(2455억원), LG그룹이 2.36%(2243) 감소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의 거시경제 상황이 불안하지만 공략해 들어갈 프리미엄 시장은 항상 있다”며 “급변하는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시장 상황은 항상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한 업계 전문가는 “중국이 구조조정을 통해 내수를 키우는 상황에서 일부러 성장률을 인위적으로 조정하고 있다”며 “인프라 투자와 지방 재원을 줄이고 있어 강한 구조조정 분위기가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서동혁 실장은 “조립형, 가공형 보다 중국내수 시장을 겨냥한 완제품 수출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며 또한 “중국 유통망을 놓치고 있다 보니 2~3선 도시에선 삼성과 LG 점유율이 5% 미만일 정도로 한국 제품 인지도가 굉장히 열악하다. 장기적으로 현지 유통망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의 간접적 지원과 함께 현지 유통기업과 제휴를 확대하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