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유럽디자인센터를 찾아 차량성능과 디자인이 함께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4일 유럽으로 출국한 정몽구 회장은 기아차 슬로바키아공장과 현대차 체코공장을 시찰한 데 이어 5일(현지시간)에는 독일로 이동, 뤼셀스하임에 위치한 현대차 유럽디자인센터를 찾았다.
정 회장은 이날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 총괄 담당 사장의 안내를 받으며 개발 중인 신차와 콘셉트카 디자인을 점검하는 한편 디자인센터에 근무하는 현지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이어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지금까지 만들어 온 현대∙기아차 디자인 DNA를 끊김 없이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하고 "업계를 선도하는 혁신적인 디자인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되, 이와 함께 품격이 깃든 디자인을 개발하는 데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정 회장은 “최근 현대∙기아차는 자동차 주행성능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데, 디자인 역시 이와 함께 도약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가벼우면서 강도 높은 고장력 강판이 대거 적용되면서 차의 기본성능이 크게 향상되고 있다”며 “여기에 훌륭한 디자인까지 더해진다면 고객에게 더 큰 만족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피터 슈라이어 사장은 "최근 수년간 현대∙기아차는 우수한 디자인 역량을 바탕으로 우리만의 디자인 정체성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그 다음 단계로 현재의 디자인 DNA를 계승하되 차급별 특성을 구체화해 다양성을 갖추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정 회장이 유럽디자인센터를 직접 찾아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은 글로벌 업체 간 자동차 기술 수준이 점차 동등해지면서 주행성능과 디자인처럼 소비자들의 감성적 만족을 높여 차별화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현대차가 신형 제네시스를 출시하면서 가장 중점에 둔 것은 바로 '주행감성'이었다.
신형 제네시스는 제품 기획 단계에서 유럽의 고급 대형세단과의 직접 경쟁을 염두에 두고 경쟁 유럽차들의 다이내믹한 주행 성능을 넘어서는 차를 개발하겠다는 의지로 탄생한 현대차의 야심작이다.
이를 위해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9월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과 바로 연결이 가능한 '유럽 테스트 센터'를 완공하고 본격적인 주행성능 개선 연구에 돌입한 바 있다.
이어 현대차는 이러한 제네시스의 주행감성에 걸맞도록 기존 현대차의 디자인 철학인 '플루이딕 스컬프처'를 한 차원 더 발전시킨 '플루이딕 스컬프처 2.0'을 선보인 바 있다.
한편 4일과 5일 이틀간 유럽 내 생산ㆍ판매 법인과 연구소를 둘러 본 정몽구 회장은 6일 러시아로 이동해 현대차 러시아 생산법인에서 현지 생산, 판매전략을 숙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