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지연 기자=올해 올림픽ㆍ월드컵ㆍ아시안게임 등 각종 스포츠 대회가 맞물리면서 1990년대에 유행했던 야구모자(베이스볼 캡)가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과거에는 방금 야구장에서 나온 것처럼 스포츠성을 강조한 야구모자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가죽ㆍ울ㆍ호피ㆍ스터드 장식 등 화려한 디자인을 적용한 야구모자가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오수민 삼성패션연구소 연구원은 "1990년대 다양한 문화 콘텐츠가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하이패션 디자이너들도 90년대 힙합 뮤지션들의 스웨그 문화를 재해석하기 시작했다"며 "세계적인 패션 블로거와 스타들이 스냅백이나 스웨트 셔츠 같은 아이템을 착용한 사진을 공개하면서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게 됐다"고 설명했다.
삼성 에버랜드 패션부문 남성복 브랜드 '준지'의 디자이너인 정욱준 상무 역시 지난 2013 가을ㆍ겨울시즌과 2014 가을ㆍ겨울시즌, 젊은 층에서 사랑받는 모자 브랜드 '뉴에라'와 협업해 야구모자를 다양한 의상과 매치하여 선보였다.
특히 지난 1월 파리에서 열린 2014 가을ㆍ겨울 컬렉션에서는 1940년대 미국 뉴욕을 중심으로 재즈 문화와 함께 유행한 '주트 수트', 야구모자와 스웨트 셔츠 같은 스포티한 아이템을 매치해 미래적인 감성이 돋보인다는 호평을 받았다.
전세계적으로 스포츠를 즐기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야구모자 외에 스웨트 셔츠(맨투맨 셔츠)와 스타디움 점퍼(야구 점퍼)도 주목받고 있다.
스웨트 셔츠는 땀이라는 뜻의 스웨트에서 나온 것으로, 땀을 발산하기 쉽게 만든 스포츠 셔츠를 말한다.
예전에는 실내나 집 근처를 나갈 때 입는 편안한 의상으로 트레이닝복이 많이 활용됐지만 최근에는 캐주얼 의상 브랜드뿐만 아니라 준지나 겐조, 지방시, 알렉산더 왕 등 세계적인 디자이너 브랜드에서도 스웨트 셔츠를 선보일 만큼 인기 있는 아이템이다.
디자인 역시 면 소재 셔츠 앞면에 숫자나 로고로 간단하게 장식하고 그레이나 네이비, 블랙 같은 무채색을 사용하는 전형적인 스타일부터 잠수복 소재인 네오프렌을 사용하거나 셔츠 전면을 그래픽으로 화려하게 표현하는 등 새로운 디자인으로 출시되고 있다.
스포티한 아이템을 연출할 때는 기존에 가지고 있는 의상과 어떻게 조화롭게 착용할 것인지도 중요하다.
최세진 바이크리페어샵 디자인 실장은 "대학에 입학한 새내기라면 스포티한 느낌 그대로 살려 입는 것이 좋다"며 "요즘 유행하는 스냅백에 스타디움 점퍼나 스웨트 셔츠를 입고 패턴이 돋보이는 양말과 스니커즈로 발랄하면서도 활동적인 새내기룩을 연출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20~30대 직장인이라면 기존에 가지고 있는 의상에 스포티한 아이템을 포인트로 활용하는 것이 무난하다.
윤은혜 에잇세컨즈 남성복 디자인 실장은 "직장인 남성들의 단골 아이템인 치노 팬츠와 넥타이 차림에 그레이 색상의 스타디움 점퍼를 착용하면 단정하면서도 젊어 보이는 느낌을 줄 수 있다"며 "평소 입던 스타일에 무늬가 화려한 스냅백만 더해도 캐주얼하고 세련된 분위기로 변신할 수 있다"고 전했다.
여성은 기본형 스타일의 그레이 스웨트 셔츠 하나만으로도 다양하게 활용 가능하다.
스웨트 셔츠에 운동화와 스냅백을 더하면 귀엽고 편안한 주말 데이트룩을, 미니 스커트와 굽이 높은 레이스업 부츠에 입으면 여성스럽고 섹시한 반전 의상을 완성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