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금투협이 작년부터 회비제도를 개선했으나 여전히 실제 예산보다 많은 회비를 거둬 업계의 불만 목소리가 높다.
더구나 회원사에서 받은 회비로 금투협 내부적으로는 인건비를 늘려 전체 지출의 3분의 1을 차지, 적자로 시름 하는 회원사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3일 아주경제가 금투협 회계자료 및 회비납부 안내서를 확인한 결과, 2013년 한 해 동안 금투협이 회원사로부터 거둬들인 회비는 530억원이다. 이 가운데 정상적인 회비 수입은 456억500만원으로 74억원 가량은 회원사로부터 더 받았다.
금투협은 이 74억원을 부채(총 예수금 87억원)로 인식, 다음 회계연도에 회원사에게 돌려준다.
금투협 관계자는 “예산 계획 수립과정에서 보수적으로 잡았기 때문이다”며 “더 받은 회비는 다음 해에 회원사가 내는 납부액에서 차감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금투협은 2012년에도 회원사로부터 협회비를 100억원 남짓 더 받았다.
금투협은 2012년에 회원사로부터 총 571억1100만원의 회비를 받았고 이 가운데 회비 수익으로 인식된 금액은 470억1100만원이다.
금투협은 12월 이사회를 통해 회비를 책정하고, 2월 총회를 통해 결정된 비율대로 1~10월에 걸쳐 회비를 받는다. 매년 실제 예산보다 많은 금액을 잡고 다음 해에 다시 돌려주고 있는 것.
회원사 관계자는 “협회가 회비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다 보니 회원사로부터 많이 걷는 것”이라며 “돌려준다고는 하나 매년 과다징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금투협 수입 가운데 회비는 69.52%를 차지했다. 2012년(70.62%)과 2011년(64.56%) 역시 60~70% 선에 달했다.
특히 이렇게 거둔 회비로 금투협은 내부적으로 인건비 비중을 늘렸다.
작년 말 기준 금투협 1인 평균 인건비(249명)는 8703만원으로 2011년(297명) 8256만원보다 5% 정도 올랐다. 2012년 인건비는 임직원 40명 남짓 감원하면서 퇴직금이 대거 포함됐다.
2013년 총 인건비는 216억7200만원에 달해 금투협 전체 지출(663억3000만원)의 32.67%를 차지했다. 이는 일반사업추진비, 연수사업추진비, 투자자교육사업추진비 등을 합친 사업비(207억4700만원)보다 많다.
최근 일부 회원사가 직원의 30%에 달하는 희망퇴직을 받고 직원의 임금을 10% 삭감하는 등 수익성 악화로 뼈를 깎는 고통을 겪고 있으나 협회의 임금을 되레 늘린 것이다.
특히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국회 정무위원회 김정훈 위원장이 공개한 ‘2012년도 금융투자협회 임직원 경력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박종수 회장 연봉은 5억원이 넘어 한국거래소 이사장(2억원), 한국예탁결제원 사장(3억원)보다도 훨씬 많았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금투협은 민법상 사단법인이라 정부 통제가 약한 것이 사실이다”며 “회비와 연봉 등도 회원사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논의되는 사안이기 때문에 지적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