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27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된 황 박사에게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황 박사가 신산업전략연구소의 체세포 복제기술 개발 연구 책임자로서 연구비를 은닉·소비하는 등 횡령했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불임 여성들에게 수술비를 감면해 주는 조건으로 인공수정에 사용하고 남은 난자를 받아 줄기세포 연구에 이용한 것은 생명윤리법에서 금지한 '재산상의 이익을 조건으로 난자를 이용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며 이 부분을 유죄로 본 원심도 정당하다고 덧붙였다.
황 박사는 2004∼2005년 사이언스지에 조작된 줄기세포 연구 논문을 발표하고, 환자맞춤형 줄기세포의 실용화 가능성을 과장해 농협과 SK로부터 20억원의 연구비를 받아낸 혐의 등으로 2006년 5월 불구속 기소됐다.
황 박사는 신산업전략연구소와 정부에서 받은 연구비 중 7억8400여만원을 횡령하거나 부당하게 챙긴 혐의와 난자 제공자에게 불임시술비를 깎아준 혐의 등도 받았다.
이와 함께 대법원은 이날 황 박사가 서울대를 상대로 낸 징계무효 소송을 황 박사 패소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
재판부는 "배아줄기세포 연구의 특성, 황 전 교수가 논문의 데이터 중 일부를 고의로 조작해 허위논문을 작성했다는 사실, 허위논문 작성에 대한 엄격한 징계의 필요성 등을 고려하면 황 전 교수를 파면한 처분이 객관적으로 부당하다거나 사회통념상 타당성을 잃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황 전 교수에게는 동물복제 연구 등의 분야에서 업적을 남긴 사정이 있다"면서도 "허위논문 작성에 대한 엄한 징계를 내리지 않을 경우 연구기강을 확립하고 과학 연구자 전체 및 서울대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황 전 교수에 대한 징계를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