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시장규모의 감소및 경기침체의 여파에다 대형마트와의 경쟁까지 심화되며 일부 중소ㆍ소상공인의 경우 생존권까지 위협받는 상황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문구업계 시장규모는 4조원 가량이다. 하지만 전반적인 학생 수 감소와 스마트폰과 PC 등 학용품을 대체하는 제품들이 자리잡으면서 시장이 매년 축소되며 위기에 봉착했다.
그나마 올해는 이른바 '황금돼지띠'들의 입학과 함께 수요가 다소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돌았지만, 장기적인 대책이 될 수는 없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이런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 업계 주도 업체들조차 이종(異種)사업에 주력
국내 문구업계 시장점유율 1위인 모나미의 매출 비중에서 문구류가 차지하는 비중은 50%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나머지는 컴퓨터 소모품, 의료용품 및 의료기기 판매, 애견 쇼핑몰 관련 사업이 차지한다.
올 초 153 한정판 볼펜 출시로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실제 매출 상승으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모나미의 지난해 매출은 1675억원으로 전년 대비 36% 가량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해 8억원의 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시장 점유율 2위인 바른손도 지난 2010년에는 외식업체인 베니건스를 인수했고 소프트웨어와 게임 개발과 기업투자도 진행해 왔지만, 가시적인 성과 도출은 달성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한 관계자는 "업계 주도 기업들이 본업인 문구업이 아닌 이종사업에 주력하는 것만으로도 상황이 녹록치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예상치 못한 호재가 생기기 전에는 앞으로 큰 폭의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중소ㆍ소상공인은 아사(餓死)상태
중소ㆍ소상공인, 소위 학교 앞이나 동네 문구점 운영은 더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문구소매점 수는 1만 4000개, 그 중 상대적으로 규모가 영세한 학교 근처 문구점은 절반 수준인 7000개 가량이다. 하지만 이들 문구점의 월매출은 200만원 가량에 불과하다.
가장 큰 이유는 대형마트와 SSM 등의 물량공세 때문이다.
이들 대형마트가 각종 반값 할인행사와 PB상품 확대, 쿠폰 지급 등 저가공세를 이어가면서 소매 시장은 물론 이들 업체에 납품하는 도매상인들조차 폐업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 전국문구점살리기연합회의 설명이다.
이에 연합회는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갖고 농성에 돌입한 상태다. 문구류의 중소기업적합업종 선정과 함께 대형마트의 문구류 중 학용품 판매만이라도 판매를 제한해 달라는 것이다.
이성원 전국문구점살리기연합회 사무국장은 "완구를 제외한 5000억 문구 시장에서 대형마트가 절반인 2500억원을 판매하고 있다. 영세 문구점 입장에서 아무리 용을 써봐도 대형마트를 상대로 한 싸움에서 이기려면 정부가 중소기업적합업종 특별법 등을 통해 영세 자영업자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