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락하는 문구시장...'대ㆍ중소업체 가릴 것 없이 힘들다'

2014-02-25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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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강규혁 기자 =최근 몇년 째 침체일로를 겪고 있 국내 문구업계가 각종 자구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전체 시장규모의 감소및 경기침체의 여파에다 대형마트와의 경쟁까지 심화되며 일부 중소ㆍ소상공인의 경우 생존권까지 위협받는 상황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문구업계 시장규모는 4조원 가량이다. 하지만 전반적인 학생 수 감소와 스마트폰과 PC 등 학용품을 대체하는 제품들이 자리잡으면서 시장이 매년 축소되며 위기에 봉착했다.

그나마 올해는 이른바 '황금돼지띠'들의 입학과 함께 수요가 다소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돌았지만, 장기적인 대책이 될 수는 없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이런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 업계 주도 업체들조차 이종(異種)사업에 주력

국내 문구업계 시장점유율 1위인 모나미의 매출 비중에서 문구류가 차지하는 비중은 50%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나머지는 컴퓨터 소모품, 의료용품 및 의료기기 판매, 애견 쇼핑몰 관련 사업이 차지한다.

올 초 153 한정판 볼펜 출시로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실제 매출 상승으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모나미의 지난해 매출은 1675억원으로 전년 대비 36% 가량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해 8억원의 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시장 점유율 2위인 바른손도 지난 2010년에는 외식업체인 베니건스를 인수했고 소프트웨어와 게임 개발과 기업투자도 진행해 왔지만, 가시적인 성과 도출은 달성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한 관계자는 "업계 주도 기업들이 본업인 문구업이 아닌 이종사업에 주력하는 것만으로도 상황이 녹록치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예상치 못한 호재가 생기기 전에는 앞으로 큰 폭의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중소ㆍ소상공인은 아사(餓死)상태

중소ㆍ소상공인, 소위 학교 앞이나 동네 문구점 운영은 더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문구소매점 수는 1만 4000개, 그 중 상대적으로 규모가 영세한 학교 근처 문구점은 절반 수준인 7000개 가량이다. 하지만 이들 문구점의 월매출은 200만원 가량에 불과하다.

가장 큰 이유는 대형마트와 SSM 등의 물량공세 때문이다.

이들 대형마트가 각종 반값 할인행사와 PB상품 확대, 쿠폰 지급 등 저가공세를 이어가면서 소매 시장은 물론 이들 업체에 납품하는 도매상인들조차 폐업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 전국문구점살리기연합회의 설명이다.

이에 연합회는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갖고 농성에 돌입한 상태다. 문구류의 중소기업적합업종 선정과 함께 대형마트의 문구류 중 학용품 판매만이라도 판매를 제한해 달라는 것이다.

이성원 전국문구점살리기연합회 사무국장은 "완구를 제외한 5000억 문구 시장에서 대형마트가 절반인 2500억원을 판매하고 있다. 영세 문구점 입장에서 아무리 용을 써봐도 대형마트를 상대로 한 싸움에서 이기려면 정부가 중소기업적합업종 특별법 등을 통해 영세 자영업자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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