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는 하지만 외국인 매수기조 자체가 꺾이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세계 주요 금융시장에서 불안감이 잦아들고 있는 가운데 국내기업 실적 또한 부진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24일 코스피는 외국인 투자자가 약 6억원 매도우위를 나타낸 가운데 전거래일 대비 0.45% 하락한 1949.05를 기록했다. 21일 하루에만 3100억원어치 이상 주식을 사들였던 외국인이 매도로 전환한 영향이 컸다.
결국 약 한 달 만에 회복했던 1950선이 무너지면서 지수가 다시 약세로 돌아서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반면 증권가는 전주 외국인 동향에 대해 주간 단위로는 6주 만에 순매수로 전환했다며 순매수 기조가 한동안 이어질 공산이 큰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는 이미 신흥국 주식을 처분할 만큼 처분한 만큼 매수전환이 기대된다"며 "글로벌 금융시장 위험수준 지표 하락, 코스피와 선진국 증시 간 수익률 격차 축소 가능성, 국내기업 이익추정치 하향조정 마무리 등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신흥시장채권지수(EMBI) 스프레드는 369베이시스포인트(bp)로 2월 중 최저 수준까지 낮아졌다"며 "시티 매크로 리스크 인덱스(Citi Macro Risk Index)도 지난해 6월 버냉키 의장이 테이퍼링을 처음 언급했을 당시 수준으로 하락 전환했다"고 덧붙였다.
연초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했던 브라질, 인도네시아, 터키 등 통화 약세도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 연구원은 "문제가 됐던 신흥국 외환시장이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 국내 증시 이익추정치 하향 조정도 끝물에 접어들어 외국인 매수전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외국인 자금이 아시아 증시에서 일제히 순매수를 재개한 점에 주목할 필요도 있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강하게 반등하기는 어렵겠지만 외국인 매수 기조 속에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릴 공산이 커졌다"며 "추가적인 급락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졌다"고 말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21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반도체 종목을 집중 매수했다"며 "일시적인 외국인 매물 출회보다는 이 점이 더욱 의미 있는 대목"이라고 전했다.
외국인은 21일 하루만 삼성전자 주식을 14만8868주 사들였으며, SK하이닉스도 110만5800주를 매수했다.
박 연구원은 이날 발표된 중국 부동산 지표에 대해서는 "외국인 투자심리에는 일시적으로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중국 국가통계국 자료를 보면 1월 70개 도시 집값이 전년 동기 대비 평균 8.98% 상승했다"고 말했다.
1950선에서 지수를 한 단계 끌어올릴 모멘텀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없지는 않다.
서명찬 키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자금 유입은 오락가락하는 분위기"라며 "올해 전체로 볼 때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매도 추세를, 코스닥에서는 매수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서 연구원은 "지수에 악재로 작용할 만한 이슈가 대부분 노출돼 시장에 반영된 점을 감안하면 하락시 하방압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