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내달 하순 독일 방문을 통해 일본에 대한 압박 공세를 이어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로이터가 복수의 중국 외교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시 주석은 오는 3월 하순 독일을 비롯해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 등을 순방하고, 이 기간 동안 제2차세계 대전 문제를 수면위로 끌어올려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는 일본을 공격할 계획이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정권이 저지른 만행에 대해 독일 정부가 여러 차례 공식 사죄 의사를 표명한 것을 상기시키면서 이를 통해 일본 정부의 우경화와 역사왜곡에 대한 비난의 뜻을 전하기 위한 의도에서다.
시 주석은 본래 방독 기간 나치에 의해 희생된 유대인을 추도하기 위해 마련된 홀로코스트 기념관을 찾으려 했으나 독일은 이를 즉각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홀로코스트 기념관 방문이 거절되자 중국 정부는 2차대전 희생자를 위해 베를린에 설치한 '노이에 바헤(신 위병소)' 기념관 방문을 다시 제의한 상태다.
이러한 독일 정부의 반응은 시 주석의 방독 활동으로 과거의 아픈 역사가 되살아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독일의 한 외교 소식통은 "시 주석은 이번 방문에서 2차대전 문제에 대해 강력하게 초점을 맞출것을 원하고 있으며 이는 독일과 독일인을 불쾌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소식통은 독일은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끌려다니기를 원하지 않고 있으며 중국이 지속적으로 독일의 고통스러운 과거를 문제삼는 것을 불편하게 여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은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과거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간주하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고 우경화 행보를 지속하자 일본에 대한 강경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주 중국 정부는 난징(南京) 대학살 기념관에 중국 주재 외국기자들을 초청해 일본의 만행을 폭로하고 나섰다. 또 일제의 대표적인 세균전 부대인 '731부대'의 잔학 행위를 알리는 전시시설을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시에 추가로 건립하고, 이들 부대의 잔학한 역사를 담은 '731'이란 제목의 다큐를 제작해 일본의 과거를 전세계에 알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