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연구재단은 김율리 인제대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인당분자생물학 연구소 김정현 교수 연구팀이 영국 킹스칼리지와 공동으로 거식증과 옥시토신 수용체와의 관련성을 입증하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24일 밝혔다.
옥시토신 수용체는 옥시토신과 결합해 신호를 세포 내로 전달하는 수용체 단백질로 옥시토신은 자궁수축 호르몬이자 뇌에서 다양한 사회적 행동을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경호르몬으로 작용한다.
연구결과는 향후 거식증진단과 치료연구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연구교류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돼 연구결과는 11일 온라인 과학학술지 플로스원에 소개됐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옥시토신 수용체 유전자는 공감이나 애착형성 같은 사회적 행동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자폐증 등 사회성 문제를 보이는 질환과 옥시토신 수용체와의 관계를 시사하는 연구는 있었지만 거식증과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연구팀은 거식증 환자의 옥시토신 수용체 유전자가 정상인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DNA의 구성물질인 염기에 메칠잔기가 결합하는 메칠화 수준이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옥시토신 수용체 유전자의 화학적 변화가 거식증의 원인인지 또는 결과로 나타나는 것인지 확실하지 않지만 향후 거식증 진단연구 등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유전자의 염기배열은 변하지 않지만 염기의 메칠화 수준은 사람마다 어떤 환경에 노출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DNA 메칠화 수준이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원리로 작용할 수 있다.
연구에서 옥시토신 유전자의 메칠화 수준은 거식증의 심각도 지표인 체질량지수(BMI)에 반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거식증에서 유전과 환경 간 상호작용을 규명하고 치료방법을 개발하는 후속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김율리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거식증을 분자생물학적으로 보다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며, 치료방법 개발에 한층 다가설 것으로 기대된다” 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