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굳어져 왔던 5:3:2의 구도에 균열이 생기려 하고 있고 LTE 시장에서 3사의 기술력이 평준화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등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러한 판도변화의 중심에는 LG유플러스가 자리한다. 하지만 SK텔레콤은 이러한 흐름을 인위적으로 막고 있다. 최근 보조금 전쟁은 이러한 양측의 움직임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SK텔레콤은 지난 1월 컨버런스콜과 기자간담회에서 시장점유율 50% 유지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사실 50% 시장점유율은 통신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상징한다. 그런데도 SK텔레콤이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텔레콤이 시장점유율에 집착하는 건 이번 만이 아니다. 2007년 1월 50.5%를 유지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50.5% 유지 선언은 역대 CEO들의 출사표와도 같았다. 정만원 사장과 하성민 사장이 공식 행사에서 조차 50.5%를 지키겠다고 공언할 정도였다.
하지만 50.5%은 2012년 4월 무너지면서 50.0%로 전략을 수정했다. 이렇듯 2002년 신세기통신 합병 이후 10년 동안 시장점유율 50.5%를 지켰지만, 이제는 50%에도 회의론이 대두되고 있다.
이는 LG유플러스의 약진에서 찾을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2월말 기준 이동통신 가입자 점유율이 19.88%로 상승세를 감안하면 20% 돌파를 앞두고 있는 모습이다.
LG유플러스가 이동통신 시장에서 20%를 넘은 적은 한 번도 없다. 2009년에는 18.06%, 2010에는 17.77%, 2011년 17.89%, 2012년 18.95%로 17~18%대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점유율 2~3%포인트가 상승한 셈이다.
포화시장으로 0.1%의 가입자 점유율을 놓고 싸놓고 치열가게 다투는 국내 이통시장에서 일대 변화가 아닐 수 없다.
LTE 점유율은 2012년 27.71%에서 지난해 24.92%로 상승세가 꺾였다.
LG유플러스는 2011년 LTE 서비스를 경쟁구도 변화의 기회로 보고 국면전환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LTE 서비스를 타사가 3세대(3G) 서비스를 하고 있는 가운데 2세대(2G) 서비스로 상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경쟁에 나섰던 핸디캡을 떨쳐버릴 수 있는 기회로 삼아 총력전을 펼친 것이 주효했다.
3G 시절 인가사업자인 SK텔레콤이 먼저 요금을 정부로부터 받으면 따라서 내놓던 관행도 바뀌었다.
LTE 요금제 등을 먼저 선보이면서 이용자들의 인식을 바꿔 놓았다. LTE 가입자가 늘면서 단말기 수급 여건도 좋아져 다른 회사와 차별 없이 최신 단말을 공급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3G 서비스 경쟁시 타사가 최신 기종을 먼저 내놓으면 한참 뒤에야 CDMA에 맞는 단말을 선보일 수 있었던 불리함이 사라진 것이다.
LG유플러스와 반대편에 서 있는 지점이 KT다.
KT는 지난해말 기준 이동통신 가입자 점유율이 30.09%였다.
2009년 31.32%, 2010년 31.60%, 2011년 31.54%, 2012년 30.77%에 비교하면 1%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줄곧 31% 가 넘던 점유율이 20%로 내려앉을 위기에 처한 것이다.
LTE만을 놓고보면 2012년 24.67%, 지난해 27.68%로 상승 추세이긴 하다.
1.8GHz로 세계적으로 호환성이 높은 글로벌 주파수에서 LTE 서비스를 하기 위해 2G 종료를 기다리면서 LTE 서비스가 타사에 비해 6개월 이상 늦춰지면서 KT에 타격이 컸다.
LTE 후발주자라는 낙인이 생기면서 2년이 넘게 시장에서 고생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내부에서 통신시장 경쟁력 저하 논란까지 일면서 지난해 CEO 책임론이 등장하기도 했다.
막강한 유선 네트워크망을 보유하고 와이파이 등 무선망에서도 수위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LTE 경쟁력이 떨어진 것으로 인식되면서 실적이 하락한 데 대한 책임론이 불거진 것이다.
LTE 경쟁에서 밀리면서 대리점들도 LG유플러스로의 이탈이 일어났다.
결과적으로는 글로벌 호환성이 높은 1.8GHz 주파수를 활용하면서 로밍 등에서 유리한데도 이같은 장점을 잘 부각시키지 못하면서 열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주파수 경매에서 1.8GHz 인접대역을 확보하는 데도 성공해 광대역 LTE 경쟁에서는 제일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는데도 이 역시 일반들에게 크게 어필하지는 못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SK텔레콤 역시 상황이 간단치 않다.
박인식 사업총괄 사장이 지난달 직접 50% 점유율을 지키겠다고 선언할 만큼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연말 이동통신 가입자 점유율은 50.02%로 하락 문턱에 있다.
가입자 50%는 10년이 넘도록 깨지지 않을 정도로 SK텔레콤의 의지와 자부심이 걸린 사안이다.
2009년 50.62%, 2010년 50.63%, 2011년 50.57% 2012년 50.28%로 50%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다.
LTE 점유율만을 놓고 보면 2012년 47.63%, 2013년 47.41%다.
이같은 SK텔레콤의 과반 점유율은 품질 경쟁 우위에 있다는 상징이자 업계 1위의 징표다.
SK텔레콤은 50% 이상의 점유율 확보가 품질 경쟁의 결과라고 판단하고 있다.
서비스 경쟁의 결과 과반 이상의 점유율로 나타나는 것으로 50% 사수는 그만큼 정당한 품질 경쟁에 자신이 있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설명이다.
SK텔레콤이 이처럼 과반수 점유율 사수를 표명한 것은 그만큼 상황이 절박하다는 표현과 같다.
이처럼 변화의 조짐이 있지만 경쟁상황에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지난해 통신시장경쟁평가를 통해 LTE도입 이전과 비교해 개선된 부분은 있으나 시장점유율 및 시장집중도, 수익성 격차 등을 고려할 때 경쟁이 활발하다고 결론내리기에는 아직 시기상조이며 SK텔레콤이 시장 지배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SK텔레콤의 2012년말 소매시장 점유율이 매출액 기준 52.5%로 50%를 넘어 경쟁이 미흡한 상황으로 분석했다.
시장집중도가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가입자수 기준 OECD 회원국의 1위 사업자 점유율은 평균 약 42.9%로, SK텔레콤의 50.3% 보다 7.4%포인트가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