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권한 막대해진 ‘권오준의 포스코號´ 24일 윤곽

2014-02-23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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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조정실 도입, 회장 단독대표 체제 전환

사실상 오너기업 수준, 전문경영인 체제 폐단 개선 차원

권오준 포스코 회장 내정자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권오준 내정자의 새로운 포스코가 사실상 오너 경영체제에 버금가는 회장 권한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조직이 개편될 전망이다.

권 내정자는 24일 열리는 정기이사회에서 권 내정자는 새로운 사내 등기이사 추천과 함께 조직 개편안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기획조정실’의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포스코는 김만제 전 회장 시절인 1994년에 기획조정실 체제를 운영하며, 홍보·경영기획·사업다각화 등의 업무를 관장한 바 있다.

종합기획실, 회장비서실 등 다양한 명칭으로 존재하고 있는 기획조정실은 그룹의 각종 정책과 계획의 수립·종합 및 조정 예산의 편성, 집행 조정 부내 행정관리업무의 총괄·조정 부내 조직진단과 평가를 통한 조직과 정원의 관리 규제개혁에 관한 업무를 총괄하는 그룹의 ‘컨트롤타워’ 격인 회장 직속 부서다.

커지는 그룹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조직으로 불리고 있으나 그동안 기업 역사에서는 장점 보다는 오너 총수의 그룹 장악력을 높이는 전위부대라는 인상을 가져다줬고, 이에 정치권과 사회단체 등은 재벌 개혁에 있어 1순위로 늘 기획조정실 폐지를 주장해왔다.

장단점이 분명히 드러난 기획조정실 체제를 비오너 기업인 포스코가 20년 만에 부활시킨다는 것은 어찌 보면 그동안 전문경영인 체제로 성장해 온 포스코가 오너 기업체제의 일부를 벤치마킹 하겠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글로벌 기업들은 그동안 다소 느슨해졌던 오너 경영체제로 복귀하며 “위기 상황에서는 오너의 강력한 리더십을 중심으로 한 책임경영이 해법”이라는 분위기가 퍼져 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 포스코경영연구소(POSRI)는 ‘도요타자동차 오너 복귀와 그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오너경영은 장점이 있지만 일방적인 오너경영 옹호론은 수요구조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저해할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오너 가문의 부상으로 인해 IMF 외환위기후 정부가 주도했던 기업 지배구조 개선 노력이 후퇴하는 것은 아닌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면서 “오너경영에 대한 환상에 사로잡히지 말라”는 주장은 다른 그룹으로부터 의혹의 눈길을 받기도 했다.

이후 정준양 회장의 포스코는 그룹이라는 명칭 대신 ‘패밀리’를 내세우며 기업집단이 아닌 이해관계자 모두가 하나의 연결 고리로 이어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패밀리에 속하는 포스코의 모든 계열사들과 외부 인사들까지 하나의 공동체로 묶어 하나의 공동체로 성장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이는 포스코가 비철강 부문으로 외형을 확대해 나가는 원동력이 됐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단기간의 신사업 확대 경영은 포스코 패밀리 전반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원이 됐다. 특히 정권 교체기마다 일어났던 최고경영진 체제의 요동은 이번에도 100% 개선되지 않았고, 그 정점에는 회장을 중심으로 한 포스코의 조직력이 느슨해졌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렇기 때문에 권 내정자는 오너 경영체제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기획조정실’ 체제 도입을 생각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권 내정자 앞에 놓인 포스코는 핵심사업인 철강 부문에서 기술 경쟁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려 경쟁자들의 추격을 따돌리면서 에너지 등 신규 사업의 조기 사업화를 이뤄내야 한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정책 3개년 계획’에 맞춰 권 내정자 또한 자신의 1기 재임기간인 3년 안에 가시적인 경영 실적을 이뤄내야 한다는 것이다.

권 내정자가 이러한 혁신 작업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서는 포스코 회장의 권한이 대기업 오너 총수의 수준으로 커져야 한다.
이에 정 회장 체제에서는 대표이사 사장을 임명해 업무를 분담하던 체제를 권 내정자는 모든 것을 직접 챙기는 회장 단독 경영체제로 바꾸는 방안을 확정했다. 앞으로 포스코 대표이사는 회장으로 취임하는 권 내정자 단독체제로 전환된다. 회장 단독대표 체제와 기획조정실 신설은 그만큼 포스코 회장의 위상을 오너 총수 기업 못지않게 격상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시말해 전문경영인제체의 장점인 경영인의 전문성과 주주중시 위주 경영을 어느 정도 희생시켜서라도 강력한 조직 장악력과 신속한 의사결정이라는 오너경영체제의 장점을 도입해 장기적 안목의 성장 경영을 추진하겠다는 것을 보여준다.

기획조정실이 신설된다면, 권 내정자의 뜻을 실현할 최고경영진 라인업을 어떻게 짜느냐가 중요하다. 권 내정자의 지향점을 정확히 꿰뚫어보고 임직원들을 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해 줄 수 있는 인사들의 등용이 필수적이다.

포스코 내·외부에서는 현재 포스코 사내 등기이사 중 2~3명은 물러나고 그 자리에 최명주 포스텍기술투자 사장이 사내이사를 맡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사장은 기획조정실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인물로, ‘혁신포스코 1.0추진반’의 총괄을 맡고 있는 김응규 부사장(경영지원부문장)과 함께 권 내정자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얻고 있다.

최 사장은 1956년 경상북도 성주 출신으로 대구상고를 나와 서울대와 옥스포드 대학원에서 각각 경제학 석박사를 받은 재무통으로 한국은행을 시작으로 보스톤컨설팅그룹 금융고문, IBM BCS 부사장을 거쳐 교보증권, GK파트너스에서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하고 지난 2007년에 포스코에 합류했다. 최 사장은 기획조정실이 신설되면 실장으로, 그렇지 않을 경우 기획재무부문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한편, 권 내정자가 중요시 여기고 있는 ‘철강 경쟁력 강화’ 부문을 맡을 인물로는 우종수 기술연구원장(부사장), 김진일 포스코켐텍 사장, 백승관 광양제철소장 등 4~5명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현재 등기이사에 올라 있는 김 부사장의 사장 승진하고, 장인환 부사장(탄소강사업부문장)도 사내이사 자격을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모든 것이 소문일 뿐 아직까지는 사실로 드러난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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