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속에서 헤어진 가족을 60여 년 만에 만나기 위해 23일 오전 강원도 속초 한화콘도에서 금강산으로 향하는 남측 이산가족 357명은 감격과 셀렘에 가득차 보였다.
남측 이산가족 신청자 82명이 북측 가족을 만난 1차 상봉과는 반대로 2차 상봉은 북측 신청자 88명이 남측 가족을 만나는 자리다.
남측 가족들은 6ㆍ25 전쟁 중에 소식이 끊긴 부모, 형제가 이미 죽었다고 생각하고 살아온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전쟁통에 인민군 의용군으로 끌려가거나 잠시 나갔다 온다며 집을 나섰다가 행방불명된 가족들로 심지어 사망신고를 신고하고 제사를 지낸 가족도 있다.
열여덟 살에 6ㆍ25 때 의용군으로 끌려간 뒤 소식이 끊겼다는 오빠 류근철(81)씨를 만나는 정희(69)씨는 "오빠가 돌아오지 않자 어머니는 여기저기 찾으러 다니며 무당에게 점도 봤다"라며 "어떤 무당은 죽었다고, 또 어떤 무당은 살았다고 한 뒤로 찾는 걸 포기했다"라고 말했다.
정희 씨는 "사망신고까지 한 오빠가 살아서 우리를 찾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기적 같았다"라며 "아직도 죽었나 살았나 믿기지가 않는다"라고 기뻐했다.
전쟁 중에 인민군에 끌려가 죽은 줄 알았던 오빠 신덕균(81)씨를 만나는 동생 수석씨는 "죽은 줄만 알고 있었는데 오빠가 북에서 우리를 찾는다고 연락이 와서 깜짝 놀랐다"라며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했다"라고 말했다.
6ㆍ25 때 헤어진 동생 방상목(84)씨를 만나는 누나 례선(89)씨는 "죽은 줄 알고 지내다가 느닷없이 살았다는 소식을 들었다"라며 "살아줘서 고맙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전쟁통에 소식이 끊긴 오빠 전영의(84)씨를 만나는 경숙(81)씨는 "죽은 줄 알았던 오빠가 나를 찾는다는 연락을 받고 '고맙습니다'하며 전화를 붙잡고 울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