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m 넘는 거리를 컨시드(기브·OK) 준다?
2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마라나의 도브마운틴GC 7번홀(파4) 그린.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리키 파울러(미국)가 그린에서 파퍼트 준비를 하고 있었다.
퍼트 거리는 가르시아가 2m, 파울러가 5m정도 됐다. 파울러가 먼저 퍼트를 하려고 퍼트라인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가르시아가 ‘굿-굿’하면서 컨시드를 준다는 의사를 표현했다. 파울러는 퍼트를 준비하려다가 말고 볼마커와 볼을 집어올렸고 가르시아도 볼을 집어올렸다.
가르시아는 컨시드를 주고도 그 홀까지 2홀차로 앞섰고, 다음 홀도 따내며 3홀차로 리드했다. 그러나 다음 두 홀에서 파울러가 홀을 따냈고 그는 16번홀에서 ‘올 스퀘어’를 이룬 후 마지막 홀을 이기면서 1홀차로 승리했다. 가르시아로서는 7번홀의 ‘통 큰 컨시드’가 아쉬울법했다.
왜 그랬을까. 6번홀 그린 주변에서 가르시아가 어프로치샷을 하려할때 볼 주변에 벌이 날아다녔다. 가르시아는 경기위원을 불러 구제를 받느라 시간을 꽤 지체했다. 미국 골프채널은 “가르시아가 전 홀에서 시간을 지체한 것에 대해 신경이 곤두선 상태에서 뜻밖의 컨시드를 준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가르시아는 "그 컨시드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 6번홀에서 내가 시간을 끌때 퍼트를 앞둔 파울러에게 미안했다. 골프는 '신사의 게임'이다. 나는 아버지한테서 그렇게 배웠다. "고 말했다. 에티켓을 지키느라고 그랬다는 얘기다.
아마추어골퍼들의 작은 ‘내기 골프’에서도 그같은 거리를 컨시드주는 것은 흔치 않다. 가르시아는 관대함(에티켓)을 주고 패배를 안았다.
3라운드에서 탈락한 가르시아는 14만8000달러(약 1억6000만원)를 받고 짐을 쌌다. 4라운드(8강전) 탈락자는 28만달러(약 3억원)를 받는다. 물론 승승장구해서 1∼4위를 한다면 153만∼51만달러의 상금이 기다린다. 그 컨시드는 가르시아의 뇌리에 두고두고 남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