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의 고속 경제성장과 함께 최근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중국 기업들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지난해 중국자본의 해외투자액이 역대 최대 규모로 증가했다.
18일 중국경제주간(中國經濟周刊)이 중국 상무부의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작년 한해 중국 기업의 해외 비금융 기업에 대한 직접투자액은 901억7000만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6.8% 성장했다. 이는 중국이 투자를 본격화한 2003년 이래 최고 액수다.
중국은 투자를 본격화한 지 10년도 안되는 단 시간 내 세계 제3위 해외투자국으로 부상했다. 지난 2012년 중국은 해외직접투자액 878억 달러를 달성하며 미국(3289억달러), 일본(1226억달러)의 뒤를 이어 세 번째로 높은 해외투자국이 됐다. 2003년부터 2012년까지 최근 10년간 중국 기업의 해외투자 평균 성장률은 41.6%에 달한다.
2012년 말까지 1만6000개의 중국 기업이 해외로 진출해 전 세계 179개 국가와 지역의 2만2000개 해외 기업에 직접투자를 했다. 작년 한해만 전 세계 156개 국가 및 지역의 5090개 해외기업에 대해 직접투자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기업의 전 세계 지역 투자 커버율이 76.8%을 기록할 정도다.
투자 영역별로는 지난해부터 3차 산업에 대한 해외투자가 비교적 빠르게 증가했다. 지난해 건축업과 문화체육∙오락업에 대한 투자가 가장 많이 증가해 전년동기대비 각각 129.1%, 102.2% 성장했다. 도소매업과 제조업, 부동산업 등의 영역에 대한 투자도 비교적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그 중 지난해 중국 자본의 해외부동산 투자액은 80억 달러(약 8조900억원) 이상으로 2012년(20억 달러)보다 4배 이상 증가했다. 서우창(首創)그룹이 작년 프랑스의 대규모 땅을 구입한 데 이어 핑안(平安) 보험이 작년 7월 영국 런던 로이드 빌딩을 2억6000만 파운드(약 4633억원)에 매입했고, 최근에는 녹지(綠地)그룹이 미국 부동산 시장 진출에 나섰다.
지난해 해외 부동산 투자가 이처럼 급증한 데는 중국 정부가 보험사에 대해 해외 주요 도시에서의 부동산 취득에 대한 규제를 완화한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의 부동산 투자 지역은 주로 북미와 유럽, 중동, 아프리카 지역이었으나 최근에는 호주 시드니나 독일 프랑크푸르트, 뮌헨, 미국 휴스턴이나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같은 도시들로 확대되는 추세다.
중국 정부는 해외투자가 증가하면 중국 기업의 해외진출이 활발해지고, 다국적 기업합병 성공률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의 글로벌 다국적 기업 합병 성공률은 약 40%에 달해 전세계 국가의 평균 수준인 25%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해외투자 증가에 따른 문제점도 늘고 있다. 국가 전략 성격이 강한 중국의 투자에 대해 투자대상국의 경계심이 높아서 투자 자체가 해당 정부로부터 제지되는 사례가 빈발하고 매수 자체는 성공했어도 사업이 좋지 않아 투자가 무산되는 경우도 있다. 또 중국은 리비아 등 정치적 문제를 안고 있는 자원국가에 대한 투자에도 적극적이어서 그에 따른 위험 요인도 상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