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오는 6월 중국의 부동산통합등기시스템이 완비되면 중국의 부동산가격이 폭락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통합등기시스템이 기술적으로 단기간내에 완성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중국에는 현재 전국적으로 통합된 등기시스템이 없다. 각 지역별로 자체적인 등기시스템을 운용하고 있어, 한 개인이나 가족이 중국 전역에 얼마나 많은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가 없다. 또한 토지와 주택, 광산 등의 등기시스템도 다르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종합적인 관리가 불가능했다. 때문에 부동산통합등기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일었고, 실제로 2007년 중국에 물권법이 반포된 이후부터 '부동산통일등기' 시스템 완비가 추진됐다. 하지만 지난 7년여동안 이 작업은 진전이 없었다.
하지만 시진핑(習近平) 지도부가 들어서면서 부동산통합등기 시스템구축의 보폭이 커져왔다. 지도부의 거센 정풍운동과 부동산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공감대 확산이 시스템구축을 재촉하는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3월말 국무원판공청은 국무원조직개편안에서 국토부 주택건설부가 국무원법제판공실, 국무원 세무총국 등 유관부서와 함께 2014년 6월까지 부동산등기조례를 완성하고 부동산통일등기제도를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이후 지난해 11월20일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부동산통합등기를 완성하고 국토부 내 하나의 부처가 이를 책임지라고 지시했다. 쉬사오스(徐紹史)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역시 "전국적인 부동산데이터시스템을 건설하고, 신용데이터교환기제를 하루라도 빨리 작동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중국의 부동산등기는 10여개 부처가 나눠서 관장하고 있다. 주택건설부가 주택소유권 등기를, 국토부가 집체토지소유권과 국유토지소유권, 집단건설용지사용권, 주택용지사용권등기를 맡고 있다. 이미 국무원내에서는 국토자원부 지적관리사가 부동산등기국으로 승격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청샤오(程嘯) 칭화(清華)대학교 교수는 "부동산등기제도는 시장경제의 기본적인 제도"라며 "중국에도 등기제도는 존재하지만, 중복등기와 통계불비의 취약점을 갖고 있다"며 통합등기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재산세, 상속세 도입 발판될 것"
이같은 움직임에 사회여론은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다. 대형 부동산개발상인 소호차이나의 판스이(潘石屹) 회장은 "부동산통합등기제도가 실시된다면 부동산가격은 곧바로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사회과학원 리양(李揚) 부원장은 "올해 6월 부동산등기시스템이 가동된다면 그동안 중국의 부동산이 공급과잉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왜 치솟았는지가 백일하에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부동산전문 블로거인 장다웨이(張大偉)는 "부동산통합등기제도 시행은 개인재산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라며 "이를 기반으로 중국에 재산세와 상속세가 도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불법적으로 부동산보유를 하고 있는 사람이나 과도하게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부호들이 시장에 투매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몇년동안 이 물량들이 시장에 출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에 비해 통합등기제도 시스템 구축이 기술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전국부동산경리인연맹의 천바오(陳寶) 부비서장은 "중국의 부동산등기통합은 복잡하고 난이도가 높은 작업이며 장기간의 과도기를 거칠 수 밖에 없는 작업"이라며 "시스템이 언제 완비될지 예상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 시장영향을 예상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