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 산업은행이 올해 STX그룹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위상 강화에 나선다. 이를 위한 5대 중점 과제도 본격 추진한다. 올해 당기순이익 목표는 약 6000억원으로 설정했다.
홍기택 산은금융그룹 회장은 11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14년 경영목표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홍 회장은 대우건설의 분식회계 의혹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산은의 지난해 자금공급실적은 46조9000억원으로, 전년 42조6000억원보다 10% 증가했다. 기업대출잔액은 83조2000억원으로, 전년(74조8000억원)보다 11.2% 증가했다.
영업 확대에도 불구하고 STX그룹 구조조정 등으로 지난해 실적은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하다. 올해 산은은 STX 계열 정상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조선해양, 중공업, 엔진, (주)STX 등 4개사와 자율협약 체결을 완료해 정상화를 추진 중이다.
팬오션의 경우 올해 중 인수·합병을 통해 회생절차를 신속히 끝낸다는 계획이다. STX대련의 처리방안도 다각적으로 모색 중이며, STX유럽은 3월 이후 매각절차가 본격화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산은은 △창조경제 지원 선도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 △시장안전판 역할 강화 △흑자경영기반 재구축 △경쟁력 있는 인재 양성 등을 5대 중점 추진과제로 설정했다.
◆ IP금융 2000억원 지원…당기순이익 6000억원
산은은 지식재산권(IP)금융 2000억원을 지원하고, 성장사다리펀드 출자(2000억원) 및 정책적 지원 전문펀드 조성(5000억원)도 추진한다. 창업초기 기업 등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직접투자도 1500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선 지역별 성장단계 등을 감안한 차별화된 진출전략을 수립하고, 비교우위가 있는 업무를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주채무계열에 대한 선제적 구조조정을 지원하고, 회사채 시장 안정을 위한 공모사채 차환발행도 지원한다.
특히 홍 회장은 올해 6000억원 당기순이익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영업자산을 일부 늘려 이자수익을 증가시키고, 사전적 구조조정 등 리스크 관리를 한다면 어려운 환경에서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실리콘밸리 석사학위과정 등 실무와 네트워킹 확대를 병행하는 특수목적의 해외학술연수, 실전형태의 종합커뮤니케이션 역량을 위한 심화연수를 실시할 계획이다.
◆ 통합산은 박차…선제적 기업구조조정
통합산은의 성공적인 출범을 위해서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홍 회장은 "통합추진단 구성 등을 통해 '산은법 개정안' 국회통과 이후 통합시간을 최대한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동부그룹, 현대그룹, 한진그룹 등에 대한 선제적 기업구조조정에도 나선다. 현재 동부그룹은 계열사 매각, 계열사 사재출연 등 총 2조7000억원 규모의 자규계호기안을 제출한 상태다. 현대그룹과 한진그룹은 각각 3조2000억원과 6조원 규모의 자구계획안을 제출했다.
아울러 홍 회장은 대우건설이 회계 조작을 통해 1조원이 넘는 부실을 숨겼다는 의혹에 대해 "리스크 관리를 위해 최악의 상황을 가정했을 경우"라며 분식회계 의혹을 사실상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