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현대차와 이노션 등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2009년부터 후원한 오스카상 스폰서 계약을 올해는 하지 않기로 했다. 현대차와 함께 또 다른 스폰서인 코카콜라도 계약을 종료한다. 오스카상은 미국 영화인을 비롯한 전세계 영화팬들의 잔치이자 슈퍼볼 등과 함께 미국 최대 엔터테인먼트 행사다.
현대차는 지난 2009년 처음으로 오스카상 시상식 스폰서 계약을 맺으며 대규모 광고 마케팅에 나섰다. 이는 당시 GM이 극심한 판매 부진으로 인해 11년 동안 맡아왔던 오스카상 자동차 부문 스폰서를 포기하자 그 자리를 꿰찬 것이다. 지난해 오스카상 시상식에서도 시상식 전 2회, 시상식 본 프로그램 중 7회 등 30초 분량의 광고 총 9편을 내보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오스카상 스폰서 계약 포기를 둘러싸고 의아하다는 의견이다. 한 광고업계 관계자는 "북미 시장에서 일반적으로 1분기는 '슈퍼볼'과 '오스카 시상식' 등이 광고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시즌"이라며 "오스카상 후원을 포기할만한 다른 사정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현대차는 미국 내에서 열리는 1분기 대형 이벤트인 슈퍼볼과 오스카상 시상식 등에 매년 광고를 내보내고 공식 후원을 체결하는 등 '물량공세'를 펼치며 현대차가 미국 시장의 주력 기업이라는 인식을 심어왔다. 그 결과, 실제로 현대차는 대대적인 광고 효과와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큰 도움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미국 자동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세를 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스카상 후원사 자리를 놓친데에는 광고비가 아까워서만은 아니라는 의견이다.
오스카상 자동차 부문 후원사는 일반적으로 동종업체 두 곳 이상의 공식 후원을 맺지 않는다. 더구나 현대차는 계약이 만료된 후에도 공식 후원사 우선협상권을 가짐에도 불구하고 오스카상 후원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대차는 오스카상 스폰서 자리를 물러난 대신 기존의 미국 프로미식축구 NFL 슈퍼볼 광고 등 대형 스포츠 마케팅에 더욱 집중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