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철강업계를 일으킨 1세대로 알려진 고인은 1919년 평북 용천군 출신으로 1940년 중국에서 다롄중을 졸업하고 만주전신전화, 상하이스탠더드석유회사를 거쳐 6.25 전쟁이 끝나고 전후 복구사업이 한창이던 1957년 12월 5일 한일철강을 창업했다.2003년 1월 파이프 제조부문을 분리해 하이스틸을 설립해 하이스틸은 국내 최대 파이프 업체로 성장시켰으며, 2008년 설립한 한일해운과 중국 현지 법인인 강음 한일 강철 유한공사, 한영강재 등 철강관련 관계사를 두고 있다. 연간 매출액은 5000억원 규모에 이른다.
2002년 펴낸 자서전 제목이 ‘월월화수목금금’으로 평생을 현역으로 일한 송암은 지난해 12월둘째 아들인 엄정헌 한일철강 사장에게 회장직을 물려주고 명예회장으로서 경영에서 손을 땠다.
평소 과학지식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고인은 2007년 천문학을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널리 알리고자 국내 최대 사설 천문대인 송암 스페이스 센터를 건립하고 이사장을 맡아왔다.
송암은 송암 스페이스 센터 홈페이지에 올린 인사말에서 “광활한 우주공간 속에서 나라는 존재, 인간으로서의 현주소를 자각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 지를 깨달아야 한다”며, “천문관측시설을 만들어 청소년과 어린이들에게 과학지식과 더불어 우주 속 자신의 위치를 생각하게끔 해주고 싶다”는 글로 설립 취지를 설명했다.
유족으로는 아들 정갑(개인사업), 정헌(한일철강 회장), 정근(하이스틸 사장), 정호 씨(동아대 교수)와 딸 정희 씨(의사)가 있다. 빈소는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은 10일 낮 12시. 장지는 경기도 양주시 선영이다.(02-2227-75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