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3일 개봉하는 영화 '관능의 법칙'(감독 권칠인)에서 연하남의 사랑을 듬뿍 받는 '골드미스' 신혜 역을 맡은 엄정화를 만났다. 톡톡 튀는 재기발랄함으로 마흔 살 세 여자의 일과 사랑을 그린 이번 작품에 제대로 녹아들었다.
개봉을 앞두고 만난 엄정화는 '사랑'과 '결혼'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흔히 말하는 결혼 적령기를 훌쩍 넘긴 터라 조바심이 생길 법도 하지만 오히려 여유가 생겼다고 활짝 웃어 보였다.
"오히려 주위 분들이 더 조바심을 내요. 저는 괜찮은데요. 마흔네 살이면 무조건 결혼해야 하나요? 하하. 결혼에 대한 욕심이나 갈망 같은 게 없어요. 결혼하고 싶어서 안달 난 적도 지금까지 한 번도 없고요."
불혹을 넘어서면서 갖게 된 여유. 엄정화는 20년 전과 지금, 또 10년 전과 지금은 많이 다르다고 했다. 오히려 나이를 먹을수록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졌고, 사물을 바라 보는 관점이 달라졌다는 것.
"제가 어렸을 때의 40세와 지금의 마흔 살은 달라요.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나이인 것 같아요, 일과 사랑 모두요. 스스로 정비할 수 있는 나이, 그런 나이가 마흔 살이 아닐까 싶어요."
"'더' 열심히 할 걸 그랬나 싶기는 해요.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읽고, 더 많이 연습했더라면 어땠을까 싶은 거죠. 그래도 전체적으로 보면 열심히 살았던 것 같아요. 물론 사랑도요. 그래서 결혼에 대한 욕심이 없나 봐요."
싱글녀들의 워너비(wannabe)가 되고 있는 엄정화는 '화려한 싱글'이라는 수식어에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자신을 '진짜 싱글'로 만들고 외롭게 하는 표현이라고.
"제가 워너비라뇨. 말도 안 돼요. 더 멋있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저는 그저 상대방을 열심히 찾지 않는 것뿐이에요. 이제는 사랑이 찾아오면 열정적으로 사랑할 거고요. 이제는 일과 사랑의 비중을 잘 할애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일에 미쳐 있다"는 엄정화에게 결혼 계획은 당분간 없다. 동생 엄태웅의 행복한 모습을 보면서 '결혼은 운명이구나' 싶었다는 그에게 '운명'의 상대가 언제쯤 나타날까, 그녀의 관능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