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배우 김수현의 남남커플 케미(chemistry·사람 사이의 화학반응)가 심상찮다. 배우 정은표에 이어 김창완과도 ‘브로맨스’(Brother와 Romance의 합성어·남성 간의 애틋함을 뜻하는 신조어) 호흡을 자랑하고 있다.
인기리에 방영 중인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극본 박지은·연출 장태유·이하 ‘별그대’)에서 김수현은 404년 전 지구에 떨어진 외계인 도민준 역을 연기 중이다. 긴 시간 동안 늙지 않는 청년으로 살아 온 민준은 외계로 돌아가기 3개월 전, 우연히 안하무인 한류스타 천송이(전지현)를 만나 운명적 사랑에 빠진다.
30여년 전 민준이 영목의 목숨을 구하며 시작된 이들의 인연은 2014년,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주목할 점은 민준과 영목이 기존 남자배우들 간의 호흡과는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는 것.
영목이 10년 넘게 휴대전화를 사라는 권유에도 삐삐(beeper·무선호출기)만을 고수하던 민준은 천송이의 말 한마디에 휴대전화를 샀다. 그런 그에게 묘한 섭섭함을 느끼는 영목은 단축번호 1번이 천송이인 것을 확인하자 제대로 삐치기까지. “단축번호 2번은 장 변호사님”이라는 민준의 말에도 토라진다.
하지만 몸져누운 도민준을 챙기는 건 역시 영목이다. 천송이와의 키스 후 아프다는 것을 눈치챈 영목은 “좀 참으시지. 목숨 걸고 하실 것까지야…”라며 핀잔 섞인 걱정을 전한다.
김수현의 남남 케미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2년 종영한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극본 진수완·연출 김도훈 이성준·이하 ‘해품달’)에서는 정은표가 김창완의 자리를 먼저했다.
정은표는 왕 이훤(김수현)의 곁을 지키는 상선내관 형선이 되어 찰떡궁합을 선보였다. 세자 시절부터 훤을 보필해 온 충직한 인물이지만 가끔 눈치 없는 행동으로 훤에게 “뒤돌아 서 있거라”라는 말을 듣기도 한다. 그럴 때면 풀 죽은 강아지처럼 있다가도 훤의 용서에 금세 밝은 표정을 짓는다.
허연우(한가인)에게 사랑을 품고 혼란스러워 하는 훤의 마음을 헤아리는 사람 역시 형선이었다. 항상 훤의 곁에서 걱정하고 연우와의 사랑을 위해 물심양면 도왔다.
지난달 2일에는 ‘별그대’에서 두 사람을 다시 볼 수 있었다. 조선시대 공인중개사 격인 집주름 윤성동으로 출연해 김수현과 호흡을 맞췄다. 2년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는 호연이었다.
3주 후인 지난달 23일 방송분에서도 400년이 지난 현재에서 “가업으로 10대째 부동산업을 하고 있다”며 다시 한 번 부동산업자로 출연했다. 비록 김수현과 함께한 장면은 없었지만 시대를 초월해 선조와 후손 1인2역 카메오 출연으로 시청자의 깨알 웃음을 책임졌다.
연기 호흡에 남녀를 가리지 않는 김수현. 한가인, 전지현을 넘어 정은표, 김창완과도 뛰어난 ‘케미’를 자랑하는 그이기에 20대 남자배우 기근 속에서도 묵직한 존재감으로 대중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