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가 미래다 2] 나동현 게임BJ 대도서관 "유튜버? 누구나 할 수 있어"

2014-02-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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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현준 기자 =“빨리 가야하는데...앗! 이번엔 몸이 분리됐어요. 아까는 뛸 수가 없었는데 이번엔 몸이 말을 안 듣네요~”

단순한 그래픽의 게임 속 캐릭터가 장애물을 피해 전진하는 게임에 누리꾼의 눈과 귀가 쏠린다.

최근 쏟아지는 화려한 그래픽을 앞세운 대형 게임에 비하면 단순한 2차원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게임이지만, 자신이 직접 하는 것도 아니지만 실시간 채팅창에는 누리꾼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게임에 익살스러운 해설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이 게임을 직접 하는 게임BJ(방송진행자)는 최근 유튜브와 아프리카TV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대도서관(본명 나동현)이다.

그는 유튜브 구독자 55만, 누적조회수 1억4000만을 기록 중이고 전용 애플리케이션까지 선보인 인기 게임BJ다.

게임을 하면서 해설을 입힌 동영상을 선보이는 것은 여느 게임BJ와 다를 바 없다. 하지만 그의 콘텐츠에 유독 사람이 몰리면서 콘텐츠와 입담을 자사의 플랫폼에 담고 싶어 하는 방송이나 기업이 부쩍 늘었다. 최근 서울 을지로1가의 한 커피숍에서 나 씨를 만나 인기의 비결을 들어봤다.

 

대도서관 나동현. (사진=남궁진웅 기자)


게임BJ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게임을 잘해서 더욱 깊게 파고들어 전문적인 공략법을 알려주는 부류와 대중이 알아듣기 쉽게 풀어서 게임 장면을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하는 부류다. 나 씨는 후자에 속한다. 워낙 입담이 좋아 단순한 게임에도 큰 재미를 불어 넣어 여성 시청자도 많다. 인터넷 기반이다 보니 욕설이나 비속어를 섞는 게임BJ도 많다. 하지만 나 씨는 욕설이나 자극적인 말은 하지 않는다. 시청자 중에는 어린 학생들도 많기에 최대한 욕설이나 비속어는 쓰지 않으며 누구나 볼 수 있는 방송을 추구한다. 쉽고, 재미있고, 깨끗한 것이 대도서관 콘텐츠의 인기 비결인 셈이다.

그의 입담에 누리꾼이 환호하자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발탁되기도 했다. 나 씨는 매주 목요일 오후 1시부터 2시까지 KBS 라디오 ‘이소라의 가요광장’에서 ‘인생은 시트콤’이란 코너를 진행한다. 게임이야기가 아닌 청취자의 사연에 대해 DJ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공감하는, 말 그대로 인생 이야기다. 최근에는 SK텔레콤의 T월드 트위터 운영자가 됐다. 매주 화요일 오전 11시부터 12시까지 T월드 트위터를 운영하며 매주 각기 다른 주제에 대해 누리꾼과 이야기를 나눈다.

그는 게임BJ를 본업으로 삼았다. 게임과 해설을 생방송으로 진행한 뒤, 해당 영상에 자막을 더하고 알맞은 크기로 줄이는 등의 편집 작업까지 그의 손을 거치면 또 한편의 콘텐츠가 완성된다. 유튜브에서 콘텐츠가 인기를 얻으면 앞에 광고가 붙어 그 수익이 창작자에게 돌아간다.

유튜브에서 55만명이 나 씨의 콘텐츠를 구독하다보니 광고 수익이 상당하다. 한 달에 수천만 원의 수익을 올릴 때도 있다. 유튜브에서 게임 영상을 찾아보기 힘들 때 시작한 그는 첫 달에는 70만원의 수입을 올렸지만 그것만으로도 좋았다. 하고 싶었던 일을 하면서 수익까지 얻었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게임을 좋아했던 그는 활동명인 대도서관도 게임에서 가져왔다. 그가 처음 했던 게임이었던 ‘문명’이라는 시뮬레이션 게임에 등장하는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서 따왔다.

게임 외에 그가 좋아하는 것 중 하나가 요리다. 좋아하는 요리를 방송에 접목해 요리 방송도 하고 있다. ‘고독한 야식가’라는 콘셉트로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하는 장면을 생중계하며 시청자들과 의견을 주고받는다. 취미나 꿈을 자신의 무기로 내세운 셈이다.

이렇게 다양한 활동을 하다 보니 콘텐츠에 대한 저작권 관리 등의 필요성을 느꼈다. 그가 CJ E&M과 손잡고 ‘크리에이터 그룹’에 합류한 이유다. 크리에이터 그룹은 CJ E&M이 콘텐츠 제작 역량을 갖춘 개인이나 단체를 찾아 육성·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대도서관 나동현. (사진=남궁진웅 기자)


나 씨는 유튜버는 누구나 될 수 있다며 도전하라고 조언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과 요리를 방송 소재로 삼은 것처럼 하고 싶었던 것을 동영상 콘텐츠로 제작해 선보일 수 있는 플랫폼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인기를 얻는다면 나 씨처럼 수익도 바라볼 수 있다. 단 밉지 않은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 자유로운 인터넷 콘텐츠의 특성상 표현의 자유만 강조하다보면 시청자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조직에 얽매이지 않은 주부가 콘텐츠 크리에이이터로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강조했다. 가정에서 일반적으로 쓰일 수 있는 지식을 방대하고 갖추고 있는 만큼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나 씨는 “유튜버로서의 길을 잘 닦아서 하나의 직업으로 인정받도록 하고 싶다”며 “나로 인해 꿈을 포기하지 않는 이들이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만큼 남은 것은 창작자의 역량과 노력”이라며 “너무 완벽한 콘텐츠를 추구하기보다 적절한 콘텐츠를 매일 올리는 꾸준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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