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통신 3사 새끼들아, 요금 좀 내려봐라"
윤진섭(호남대)교수가 다소 과격한 제목의 작품을 선보이며 개인전을 열고 있다. 윤 교수는 1976년 이후 40여 년에 동안 작가와 미술비평가, 전시기획자로 활동해 왔다.
그동안 '왕치' 등의 예명을 쓴 윤진섭교수는 이번 전시에서 '한큐'(Han Q)라는 예명을 사용한다. 양파처럼 아무리 미분화해도 찾아지지 않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탐색의 상징성을 지녔다는 뜻이다.
윤 교수는 "2009년 이후 페이스북에 Pajama Jun, Vindle Bindle K, Vindung Bindung Y, So So(小小), 천둥치는 이 밤에, 아침에 힘(朝力), 진자(晉子:Jinja), 지족거사(知足居師), 뒤죽박죽Q(Mingle-Mangle Q), Oui-sunja, Don Fuan 등 20여 개의 예명을 사용해 왔는데 이는 추사 김정희가 평생에 걸쳐 334개의 명호를 사용한 것에 비하면 극히 미미한 숫자"라고 했다.
한달 동안 열리는 이번 전시는 ‘끊임없이 변화한다’.
“어떤 관객이 이 작품을 보았는데 얼마 뒤에 다른 관객은 다른 작품을 보았다면 어떤 상황을 불러올 것인가”가 작가의 관심사다. 그는 한번 설치되면 작품이 철수될 때까지 고착돼 있는 전시를 ‘죽은 전시(dead exhibition)’로 규정하며 기존의 전시 문법의 관례와 틀을 바꿔보겠다는 생각이다.
"작품은 전시장에 설치되는 순간 죽는다. 전시장은 장례식장에 다름 아닌 것이다. 전시가 장례식이 되지 않으려면 끊임없이 인공호흡을 하거나 정신을 차리게 따귀를 때리지 않으면 안 된다. 작가는 무당이기 때문에 죽어가는 작품을 살리기 위해서는 늘 ‘푸닥거리(굿)’를 해야 하는 것이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지난 70년대 이후 미술 활동을 해 오면서 경험한 것들이 짬뽕과 비빔밥처럼 섞여있다. 전시는 3월7일까지 경기도 파주에 있는 대안공간 아트스페이스 휴에서 열린다.(031)955-15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