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최고 기술인재 수혈, SK하이닉스 대규모 투자, ICT 계열사간 시너지 모색 등 일련의 행보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SK가 삼성으로부터 ‘반도체의 거장’을 영입해 SK하이닉스의 기술적 도약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전날 SK가 ICT 기술 총괄직을 신설하고 전격 영입한 임형규 부회장은 예전 삼성전자의 이윤우 부회장, 황창규 사장과 함께 ‘반도체 삼각편대’로 통했으며, 이건희 회장이 중용한 ‘메모리 반도체의 얼굴’로 불려지기도 했다.
이러한 임 부회장을 눈여겨 본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SK그룹의 기술융합형 성장을 이끌 인재로서 임 부회장을 강력 추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앞으로 임 부회장은 ICT 총괄직을 맡아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 SK C&C 등 ICT 관련 계열사의 융합형 사업 개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중심 축은 지난해 사상최대 실적을 내며 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성장한 SK하이닉스다. 특히 그룹 내 최고 기술 전문가인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과 임 부회장의 협업도 관전 포인트다. 박 사장 역시 현대전자 반도체연구소 출신으로 미국 생산법인 연구소장과 연구개발제조총괄을 역임한 반도체 기술 최고 전문가로, 두 기술인재가 엮어낼 합작품에 관심이 쏠릴 만하다.
SK하이닉스는 최태원 회장이 강조한 융합형 기술 성장 전략의 핵심이다. 지난 2012년 2월 하이닉스 인수를 마무리한 직후 최 회장은 “하이닉스를 반드시 SK그룹의 성장축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며 투자를 대폭 늘리고 외국 기업과의 기술 제휴 및 M&A를 추진하는 등 성장플랜을 가동했다.
최 회장은 특히 “SK그룹은 국내에서 경쟁사와의 경쟁력 차이가 줄고 해외에서는 신흥경쟁국 부상과 기술융합화 트렌드로 도전을 맞고 있다”며 “이 같은 국내외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 기술 중심의 성장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로 ICT산업의 핵심 트렌드로 자리잡은 융합형 혁신을 이루고, 중장기적으로 ICT 서비스업과 반도체 제조업간 융합형 사업을 꾀하겠다는 복안이었다.
이러한 SK하이닉스는 올해도 견조한 메모리 수요 성장을 바탕으로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며, 추가 투자도 계속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내년까지 1조8000억원을 투자해 경기도 이천 본사에 최첨단 시설을 갖춘 반도체 공장과 클린룸을 짓는다. 또한 지난해 8Gb, 16Gb, 모바일 D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16나노 낸드플래시 제품을 세계 최초로 양산했던 저력을 이어가 올해도 모바일 시대에 최적화된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전력투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