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황정민이 명배우로 불리는 이유를 알 수 있는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감독 한동욱·제작 사나이픽처스)가 22일 스크린에 걸린다. 느와르 영화 '신세계'의 제작진과 황정민이 의기투합해 만든 '남자가 사랑할 때'는 반가운 영화다. 황정민은 "어느 순간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멜로가 사라졌다. 연기자로서 아쉬운 마음에 진한 멜로영화를 찍고 싶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소재는 익숙하다. 제멋대로 거칠게 사는 남자가 알고 보면 따뜻한 사람이고, 예쁘고 착한 여자를 만나 개과천선한다는 내용은 TV 드라마부터 각종 소설과 영화에 단골로 등장한다.
신선도 떨어지는 소재를 진부하지 않게, 흔한 내용을 특별하게 하는 것이 배우들의 연기다. 특히 황정민은 극중인물 '태일' 그 자체다. 발목 부분을 좁게 줄인 기지바지와 화려한 문양이 들어간 셔츠, 신발주머니를 연상시키는 일수꾼들의 손가방은 원래 황정민의 것처럽 보인다. 가슴 절절한 황정민의 연기는 보는 이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스크린 위에서 그가 울 때 따라울지 않기란 쉽지 않다.
걸쭉한 욕쟁이 칠순 할매 오말순(나문희)은 가족들이 자신을 양로원에 보내려는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들 반현철(성동일)을 교수로 키웠다는 자부심 하나로 억척스럽게 살아온 노모는 깊은 회의감을 느낀다. 한 살이라도 더 젊을 때 모습을 남기고 싶었던 할머니는 영정사진을 찍기 위해 '청춘사진관'에 들어간다. "50년은 젊어 보이게 찍어드리겠다"는 사진사(장광)의 말은 현실이 된다. 하지만 겉모습만 20대, 말투나 행동은 70대 그대로, 그게 바로 수상한 그녀 '오두리'이다.
심은경의 넉살 좋은 코믹 연기에 관객들은 그야말로 ‘빵’ 터진다. 웃음만 주는 영화가 아니라는 게 추천 지수를 높인다. 핵가족·고령화 시대에 맞물려 소홀해진 경로사상에 대해 돌아보게 하고, 어머니라는 존재에 영화적으로 무게를 실어 부모님께 전화를 걸게 만든다. 15세 이상 관람가지만 성인 동반 시 초등학생도 볼 수 있다. 2시간 4분간 상영된다.
빈털터리 뮤지션 르윈(오스카 아이삭)과 듀엣으로 노래하던 파트너가 어느날 자살한다. 솔로앨범은 팔리지 않은 채 먼지만 쌓이고. 우연히 떠맡게 된 고양이 한 마리처럼 계속 함께하기에는 점점 버거워지는 꿈을 포기해야 하는 지 고민하던 르윈은 유명 음악 프로듀서 버드 그로스맨이 주최하는 오디션에 참여하기 위해 미국 시카고를 향해 7일간의 여정에 오른다.
아카데미상과 그래미상을 석권했던 음악제작자 본 버넷이 공동으로 작업한 네 번째 작품으로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캐리 멀리건이 부르는 듀엣송에도 귀가 집중된다.
'원스'와 '어거스트 러쉬'를 이을 에단 코엔·조엘 코엔 형제의 첫 번째 음악영화 '인사이드 르윈'은 105분 동안 관객의 귀를 즐겁게 할 것이다. 15세 이상 관람할 수 있다.
이 기사는 [설 특집②] 설 연휴는 길고 볼만한 영화는 많다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