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 증시에서 연초 랠리를 뜻하는 '1월 효과'가 실종됐다. 기업들의 실적 부진과 세계 경기 회복에 대한 불안감 등이 증시 상승을 막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1월 효과에 대한 전망이 엇갈린다. 한쪽은 중국 춘절 등의 영향으로 랠리 기대감을 계속 유지하는 한편, 다른 한쪽은 주가지수 상승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연초에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올해는 증시가 약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국내 대표 기업을 포함해 상장사 전체적으로 작년 4분기 실적이 부진한데다 엔화 약세 등 환율 상황도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증시의 '1월 효과'를 점치던 증권가에서도 이달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엷어지고 있다. 올해는 연초에 나타나는 증시 상승세가 없을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현재 증시를 짓누르고 있는 미국 양적완화 축소나 엔화 약세 등은 전혀 새로운 악재들은 아니나 분위기 전환을 위한 호재가 없는 상황"이라면서 "어닝쇼크를 나타낸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개선 모습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증시 조정 기간이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경제도 도움이 되질 않고 있다. 특히 이달 말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절이 시작되지만 소비 확대로 인한 실적 개선 기대감도 크지 않은 상황이다.
안기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말 중국의 최대 소비 기간인 춘절이 시작되지만 이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며 "중국 경제가 추세적인 회복기에 들어섰으나 작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둔화, 정부의 소비 규제 조치, 경기 부양책의 일몰 효과 등으로 '춘절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최근 미국이 부진한 고용지표를 발표하면서 양적완화 축소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주가지수가 하락하면서 저평가 매력이 더욱 커졌다는 점은 향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임 연구원은 "지난해 말 실시된 기관투자자들의 윈도우드레싱(수익률 관리를 위한 기관의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올랐던 주가지수가 다시 내리면서 향후 저가 매수가 유입될 수 있다"며 "당분간 공격적인 대응보다는 우량 중소형주 및 코스닥 개별 종목을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