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롯데마트가 지난 15년 동안 과일 매출을 살펴본 결과에 따르면 수박 매출이 지난해 처음으로 감귤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귤은 지난 2001년 사과를 제치고 국산 과일 매출 1위에 올라선 이후 지난 2012년까지 12년간 국산 과일 가운데 매출이 가장 높았다.
하지만 지난해 출하 시기가 앞당겨진데다 9월까지 수요가 발생하면서 수박이 대형마트 대표 과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롯데마트 측은 "지난해 3~4월 이른 더위로 전북 고창·완주 등에서 본격 물량이 재작년보다 2~3주 앞당겨진 4월 초부터 출하됐고, 이에 4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행사를 진행해 매출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지난 여름 9월까지 무더위가 지속된 것도 수박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
수박의 경우 보통 6~7월 전체 과일 중 매출 1위를 차지한 뒤 8월 말복 이후 차츰 수요가 줄어든다. 하지만 지난 여름 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지속되면서 9월 중순까지 수박 수요가 발생했다.
실제로 말복 이후인 지난해 8월13일부터 24일까지 롯데마트 수박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5.7%나 급증했다. 8월 매출 순위에서도 수박이 포도·복숭아를 제치고 롯데마트 창사 이래 처음으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에 반해 감귤은 제주 지역에 일찍 찾아온 더위와 여름철 가뭄으로 생육이 부진하며 가격이 오르고 저장성이 떨어졌다. 이에 지난해 12월 과일 순위에서 처음으로 딸기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한편, 수입 과일의 경우 바나나가 15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지난 2011년 전체 과일 순위에서 감귤을 추월하고 1위에 올라선 바나나는 지난해 역시 국산 과일 1위 수박을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바나나는 과육이 연하고 소화 흡수가 잘 돼 환자나 이가 약한 노인들이 먹기 좋은 과일이다. 게다가 칼륨·미네랄 등이 풍부해 뇌졸증 예방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그 수요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신경환 롯데마트 과일팀장은 "무더위 지속으로 인한 수박의 국산 과일 1위 첫 등극,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며 바나나의 3년 연속 전체 과일 1등 차지 등 지난해 과일 시장은 전반적인 판도 변화를 겪었다"며 "과일 연간 트렌드를 결정하는 데는 여름철 기후가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올해 상황에 따라 순위가 다시 뒤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