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85cm 장신 ‘비’가 10cm 킬힐을 신은 이유

2014-01-0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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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사진 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아주경제 국지은 기자 = 다사다난했던 가수 비가 무대 위에 선다. 역시 그는 군복보다 무대의상이 잘 어울린다. 칼을 갈고 나왔다고 호언장담한 만큼 비주얼 역시 쇼킹하다. 볼에 키스 마크, 하이웨스트, 10cm 킬힐까지 그동안 선보이지 않았던 모습이다. 지난 26일 서울 청담동 한 영화관에서 정규 6집 ‘레인 이펙트(RAIN EFFECT)’로 돌아온 그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전투적으로 비주얼을 만들려고 했어요. 지금 아이돌과 다른 무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차별화를 두되 촌스러우면 안 될 것 같았어요. 판도를 감히 뒤집을 수는 없지만 새롭게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한 지인은 ‘넌 멋진데 너무 똑같다’는 말을 하더라고요. 그 말이 저를 고민하게 했고 여러 가지를 시도한 끝에 ‘30SEXY’와 ‘라 송’ 두 곡을 더블타이틀로 결정하게 됐습니다.”

 ‘30SEXY’는 30대에 들어선 비의 원숙한 섹시미와 절제된 섹시함의 노련미를 응축한 노래. ‘라 송’은 판타스틱한 서부 영화를 연상시키는 인트로에 빈티지한 드럼비트, 브라스 라인 위에 얹힌 비의 위트 넘치는 보컬이 인상적인 곡으로 재기발랄한 매력이 한껏 드러난다.

“제가 전에는 많이 찢고 벗고 그랬는데 이제는 그러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웃음) ‘30SEXY’에서는 절제된 섹시미를 보여주고 싶어서 정장을 입었습니다. 또 하나의 포인트는 여성들만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하이웨스트 의상과 킬힐을 선택했어요. 제가 거의 2m가 되는 상태에서 춤을 추면 좀 더 남다른 매력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라 송’은 기존에 하지 않았던 스타일이에요. 누군가가 ‘네 노래 중에는 술 먹고 노래방 가서 부를 노래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많은 대중으로부터 사랑은 받았지만 친숙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라 송’은 모든 사람이 즐길 수 있는 노래를 만들고 싶어 제작하게 됐습니다.”

 

비 [사진 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독특한 변화도 눈길을 끌지만 전곡을 작사 작곡했다는 점이 더욱 눈여겨볼 만하다. 퍼포먼스로도 충분할 것 같은데 노래까지 직접 만들며 심혈을 기울였다.

“곡 전부를 작사·작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엄청나게 부담이 되더라고요. 지난 4~5개월 밤을 새우면서 앨범 작업에 몰두했습니다. 사실 최근 복병을 앓아서 그런지 어깨에 힘이 많이 들어가더라고요. 무리했지만 잘 나온 것 같아 다행이라고 여겨집니다.”

그가 겸허히 인정했듯 비에게는 많은 구설이 있었다. 군 복무 당시 복무규정 위반 혐의부터 배우 김태희와의 교제가 밝혀지는 등 조용하지 않은 나날을 보냈다.

“열심히 살았는데 제 마음 같지 않더라고요. 그러나 깨달은 것도 많았어요. 자연스럽게 초심으로 돌아가더라고요. 데뷔할 때보다 더 열심히 연습했고 요즘 나오는 애들 모니터링도 하면서 ‘나다운 모습이 뭘까?’라고 고민했습니다. 혼자 곰곰이 생각해봐도 답이 나오지 않아 누군가가 해주는 쓴소리에 귀를 기울이자고 다짐했습니다. 받아드리는 게 쉽지는 않지만 저에게 약이 될 수 있으니까요. 컴백을 앞둔 심정이요? 정말 긴장됩니다.”

데뷔 10년을 넘은 그의 표정에 긴장감이 묻어난다. 또 입대 전과 다르게 여유 있는 모습도 새롭다. 모든 걸 초연했다는 듯 환하게 웃거나 민감한 질문에도 찡그리는 기색 없이 성심성의껏 대답하는 걸 보면 공백기 동안 많은 걸 깨달은 모양새다.

 

비 [사진 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저에게 대중은 어떤 의미냐고요? 지난 몇 년간 고민을 많이 했어요. 사실이 아닌 일이 사실로 규정되는 걸 보면서 때론 화가 났지만 시간이 흐르다 보니까 대중은 곧 부모님 같다고 느껴지더라고요. ‘비’라는 이름을 탄생시켜줬잖아요. 부모님이라면 질타할 수도, 사랑할 수도 있잖아요. 원래 부모님이 뭐라고 할 때는 가만히 있는 게 가장 좋아요.(웃음) 대신에 좋은 성적으로 멋지게 보답한다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러한 간절한 마음이 이번 앨범에 고스란히 묻어있어요.”

그동안 완벽주의자나 독한 캐릭터가 있어서 그랬는지 몰라도 “잘될수록 고통이 따른다”며 “욕심은 정말 없다. 중간 정도만 했으면 좋겠다”고 스스럼없이 포부를 밝히는 모습이 다소 어색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날을 돌아보니 열심히 살았던 것 같다. 이제 편안해질 차례”라고 속내를 드러냈다.

“복귀에 대한 걱정은 크게 안 했어요. 물론 어떤 논란의 대상이 됐다는 것 자체에 죄송스러운 부분은 있었지만 저 스스로 파렴치한 행동을 했다고 여겨지는 건 없기에 언젠간 밝혀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또 좋은 무대, 노래, 작품으로 저를 보여주면 자연스럽게 오해를 풀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으로 달려왔고요. 이제 결과를 기다리는 일만 남았네요.”

비는 오는 9일 케이블채널 Mnet ‘엠카운트다운’에서 컴백 무대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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