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철도 민영화를 하지 않겠다는 국회 결의안을 여야 합의로 처리하면 된다고 주장했지만, 민주당은 아예 철도민영화를 금지하는 법안을 제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은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정치개입을 중단하고 대신 여야가 철도 민영화를 하지 않기로 다짐하는 공동결의를 합의 처리함으로써 이 문제를 매듭짓자"고 제안했다.
정우택 최고위원은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 국민과 직접 얼굴을 맞대고 민영화가 아니라는 확신을 주는 게 해결책"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철도개혁 방안을 주제로 대국민 간담회를 열자는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청와대 역시 연일 최장 기록을 경신 중인 철도노조 파업과 이에 대한 공권력 투입 등 '노(勞)-정(政) 대결'이 세밑 국정운영에 미칠 부정적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청와대는 코레일 사장, 장관, 국무총리, 그리고 대통령까지 나서서 민영화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수서발 KTX가 민간에 매각될 경우 면허를 취소하겠다는 입장까지 밝힌 것 이상의 확실한 '비(非)민영화' 약속이 어디 있느냐면서 철도노조의 파업은 명백한 불법이고 이를 엄단하겠다는 게 대체적인 기류다.
반면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영화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한 대통령과 정부의 말이 진실이라면 대화로 충분히 풀지 못할 이유가 없다"면서 "국회에서 법에 민영화를 방지하는 조항을 명시하는 것으로 하루 속히 사태를 수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아울러 철도노조 지도부 체포를 위한 정부의 공권력 투입사태와 관련, "불통정치의 결정판", "유신·독재정권의 아바타"라며 현 정권의 '불통·독선' 이미지와 연계시켜 파상공세를 폈다.
김 대표는 공권력 투입에 대해 "청와대가 주도한 것이라고 한다"며 '청와대 배후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공권력 투입사태와 관련, 이성한 경찰청장과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등의 사퇴도 촉구했다.
민주당은 철도뿐 아니라 의료분야 등 공공부문의 민영화 전반의 문제로 이슈를 넓혀 전선을 확대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당내 '공공부문 민영화 저지 특위'(위원장 설훈) 내에 '철도 태스크포스(TF)'와 함께 '의료 TF'도 설치키로 했다.
국정원 개혁, 예산안 처리 등과 함께 철도파업 해법까지 뒤엉키면서 세밑 정국이 더욱 더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