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교육부에 따르면 최근 ‘학년말 학교 면학분위기 유지를 위한 생활지도 협조’라는 제목의 공문을 전국 시·도교육청에 발송했다. 시기는 지난 주 초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사회적 논란의 여파가 학교 안으로 들어와서는 안 된다는 교육부 내부의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 지침에 따라 일부 시·도교육청은 각급 학교에 협조 공문을 내려 보냈다.
서울교육청이 내려보낸 공문에는 “최근 일부 학교에서 학생들이 사회적 이슈와 관련된 내용을 학교 내에서 벽보 등을 통해 주장함으로써 학년 말 학교 면학분위기를 해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각 중·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편안하고 안정된 학교 분위기 속에서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더 큰 관심과 사랑을 가지고 생활지도에 만전을 기해주시기 바란다”고 적혀있다.
경북도교육청도 도내 고교에 이 같은 생활지도를 당부했으며, 교육부 학생복지정책과가 보낸 지침에 따라 공문을 보낸 것으로 밝혔다.
하지만 진보 성향 교육감들은 반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경기도교육청은 교육부의 공문을 학교에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휘국 광주교육감 역시 반대의 뜻을 나타냈다. 그는 이날 간부회의를 통해 “학생들의 의견표현도 존중해줘야 한다”며 “고교생 대자보에 대해 여러 입장이 있고 교육부 공문도 왔지만 무조건 막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고등학생들은 책상에 앉아 공부만 하고 사회적 현상에 관심을 두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표현의 자유는 헌법과 학생인권조례도 보장하고 존중하고 있으며 고교생도 예외일 수 없다”고도 주장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반발하 “의견 표현이 면학 분위기를 흐린다는 공문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는 지난 10일 고려대 주현우씨가 처음 게시한 이후 해외 대학까지 확산되고 있으며, 최근 고등학교까지 번졌다. 하지만 일부 고교에서 학생 대자보를 교사가 떼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