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속된 실적악화에 따른 재무구조개선과 계열사인 한진해운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책이다.
대한항공은 19일 여의도 증권거래소에서 개최된 경영설명회에서 한진에너지가 보유한 에쓰오일(S-Oil) 지분 3000만주를 매각해 2조2000억원을 마련하고, 항공기 및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총 3조5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재무구조개선방안을 내놨다. 대한항공은 한진에너지의 지분 97%를 보유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 같은 재무구조개선을 통해 800%대까지 상승한 총 부채비율을 400%대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우선 내년 1분기 내에 에쓰오일의 지분매각으로 2조200억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상균 대한항공 부사장(재무본부장)은 "에쓰오일 지분을 매입할 당시 아람코와 우선매수권 협상에 대한 계약이 포함돼 있었다"며 "아람코에서 에쓰오일 지분의 매수 의향이 있으며, 현재 아람코와 지분 매각 관련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의 국영기업이자 세계 최대 석유생산회사인 아람코는 에쓰오일의 최대주주다.
대한항공은 또 B747-400, B777-200 등 연료 소모가 많은 구형 보유 항공기 13대를 조기 매각해 2500억원을 마련하고, 부동산 및 투자자산 매각 등을 통해 추가로 1조400억원의 신규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다만 기존에 추진했던 10조원 규모의 신규 항공기 투자 계획은 그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이 부사장은 "신규항공기 투자를 비롯한 호텔 등의 여타 기존 투자 계획은 변경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자금을 기반으로 대한항공은 지난 10월31일 1500억원을 지원한 한진해운에 1000억원을 추가로 지원할 방침이다.
다만 대한항공은 은행에서 한진해운에 3년이상 만기의 3000억 이상의 대출 조건이 선행될 경우를 전제로 달았다.
이와 함께 대한항공은 2014년 상반기에 예정된 한진해운의 유상증자에 4000억원 범위 내에서 참여할 예정이다.
이렇게 될 경우,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의 최대 주주로 올라서게 돼 한진해운의 경영권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한진해운은 현재 최은영 회장이 독자경영을 해 왔으나 최근 유동성 문제로 김영민 전 사장이 물러나고 그 자리에 (주)한진 사장인 석태수 사장이 임명됐다.
이 부사장은 "한진해운의 경영권에 대해서는 논의되거나 검토된 바가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 부사장은 아울러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대한항공이 유상증자에 참여할 때 한진해운 홀딩스로 갈지, 한진해운에 직접 참여할지는 아직 결정이 안됐다"며 "내년 4~5월 중에 증자가 이뤄질텐데, 그 때 까지는 사전에 결정해 말씀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이와 함께 재무구조 개선 시기가 늦어질 가능성과 한진해운의 회생계획안이 계획대로 이행되지 않을 경우 대응방안에 대한 질문에 "현재 대한항공에서 실사를 진행했고, 그에 따라 이번 계획안을 시행하면 경영이 정상화 될 수 있을 거라는 판단에 따라 이번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한진해운의 석태수 사장이 구조조정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고 경제동향 역시 좋아질 것으로 보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에는 해운업계도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