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인사, 적당한 신상필벌… 최신원 회장 계열 승진 부각(종합2)

2013-12-12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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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SK그룹의 2014년 인사는 ‘안정 속 성장’을 내세운 내년 경영방침처럼 변동 폭이 크지도 작지도 않았다. 최태원 SK 회장의 부재에 따른 그룹 안정을 위해 사장급 인사 교체는 많지 않았다.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사장들이 많아 인사수요는 많았지만 역시 안정을 위한 인사조치가 이뤄진 것이다.

그러면서도 신상필벌이 두드러졌다. 임기가 똑같이 3년 만기된 SK그룹의 에너지 계열 손자회사 3사 중 SK루브리컨츠만 대표가 교체됐다. SK루브리컨츠는 한 때 에너지 사업의 확실한 캐시카우였지만 업황침체로 부진을 겪은 지 오래됐다.

그동안 그룹의 재무 안정을 담보해온 에너지사업은 불황에 겹쳐 셰일가스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위기상황이 도래하고 있다. 이에 이번 인사에서 위기대처를 위한 조직변화가 예상되기도 했지만 조직 안정을 위해 SK루브리컨츠에 대한 문책성 인사에 그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인사발표를 앞두고 SK루브리컨츠와 SK증권 대표 교체 사실이 알려지면서 문책성 인사에 따른 ‘칼바람’이 예고됐으나 그 이상은 없었다. 이는 이미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는 자체적으로 상당부분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SK컴즈의 경우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고 실본부장급 이상 임원은 일괄 사표를 제출한 상태다. SK네트웍스와 SK해운은 지난 2월 인사에서 사장이 교체된 바 있다.

SK 에너지 부문 계열사 중에서는 가스발전사업으로 실적이 좋은 SK E&S의 승진 폭이 상대적으로 가장 컸다. 승진 3명과 신규 임원 선임 6명이 단행됐다. SK E&S는 셰일가스로 인해 가스발전사업의 전망이 밝아 그룹의 에너지 부문 새 주축으로 부상 중이다.

3분기 사상최고 실적을 낸 SK하이닉스는 43명이 대거 승진하는 성과 보상이 이뤄졌다. SK하이닉스는 올해와 내년 잇따라 사상최고 실적을 갱신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함께 SK하이닉스의 대주주인 SK텔레콤의 하성민 사장도 연초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전략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부회장 승진이 예상됐으나 변동이 없었다. 다만, 박인식 SK텔레콤 사업총괄은 예상대로 사장급 승진 대상에 올랐다.

최태원 회장과 ‘사촌경영’을 하고 있는 최신원 SKC회장 연관 계열사 중에 승진이 많은 것도 부각된다. 이번 인사가 계열사 중심으로 이뤄진 만큼 최 회장 형제가 동시에 구속된 상황 속에 최신원 회장 쪽 인사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는 평이다. 박장석 SKC 사장이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한 것이 대표적이다.

SK는 이번 인사에서 기술 중심의 성장기반 마련이란 주요 관계사들의 성장전략이 반영돼 ‘이공계’를 중시한 것도 큰 특징이라고 말했다. 신규 선임 임원의 63%가 이공계 전공자로 예년 대비 대폭 증가했으며, 이는 기술 기반의 성장을 추구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등 관계사의 성장전략과도 맥을 같이 한다.

한편 SK는 연구개발, 공정기술 분야 등의 전문인력들이 장기적인 커리어 비전을 갖고 근무할 수 있도록 전문직 임원 제도를 본격 도입했으며, 올해 약 20명을 전문직 임원으로 선발하고 향후 이를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

또 다른 특징은 발탁승진 등을 통한 세대교체라고 밝혔는데, 1970년대생 임원이 본격 등장하고, 신규 선임 임원의 약 25%가 입사 20년이 채 되지 않는 등 과감한 발탁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SK는 앞으로도 능력 있는 젊은 인재가 성장의 기회를 갖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이러한 기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SK 관계자는 “이번 인사를 통해 따로 또 같이 3.0 체제를 안정화하고 정착시키는 것은 물론, 세대교체 등을 통해 향후 글로벌 성장의 기조를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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