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업종 선호 경향이 장기간 지속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되레 시가총액 순위가 많이 밀렸던 기업이 이듬해에는 상대적으로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여 왔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총상위 150개 종목 가운데 올해 들어 전일까지 순위가 10단계 이상 뛴 종목은 모두 27개로 이 중 60%에 맞먹는 15개를 경기소비재가 차지했다.
종목별로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지난해 말 시가총액 순위 145위에서 전일 105위권으로 40위나 상승했다. 한라비스테온공조도 올해 87위에서 58위로 29단계 뛰었으며 주가는 60% 가까이 올랐다. 이어 현대홈쇼핑(122위→96위) 호텔신라(106위→83위) 엔씨소프트(68위→46위) 등이 20단계 이상 올랐다.
이대상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경향성은 투자자들의 소비재 기업 선호로 규정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이 향후 자신들에게 이익을 안겨다 줄 것으로 생각하고 의사결정을 했고 그 결과가 시가총액 순위변동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올 들어 시가총액이 10단계 이상 하락한 종목 37개 가운데 절반가량인 17개가 소비·산업재 업종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올 들어 41위에서 94위로 53단계나 밀렸으며 현대상선이 64위에서 116위로 하락했다. 이어 GS건설(76위→127위) 대한항공(69위→114위) LG상사(104위→148위) 순이다.
기업 경쟁력 측면에서 소비재 기업의 경쟁력이 작년보다 상향되고 자본재 기업은 하락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연구원은 "시장에서 시가총액 순위는 생각보다 빠르게 변해 하나의 컨셉이 1년 이상 유지하지는 못한다"며 "오히려 시가총액 순위가 많이 밀려난 기업이 다음해에 상승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이용해 역발상 관점으로 내년에 접근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들 기업 중 내재 가치를 고려해 옥석을 가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펀더멘털에 기초한 스타일 관련주에 장기투자할 경우 시장 국면에 상관없이 우수한 성과를 거둘 수 있어서다.
시총 순위가 10단계 이상 밀린 종목 가운데 2014년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이 각각 5% 이상 늘어날 전망인 동시에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15배 이하인 종목은 삼성전기, GS, 대우건설, 금호석유, LS 등 총 15개로 집계됐다.
강현기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전략을 구상할 때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며 "주가는 잠시간 심리와 수급에 지배되기도 하지만, 길게는 자신의 내재가치를 찾아가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