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1일 조직개편 '가전 물갈이?'…내년 위한 최강 진용 구축한다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 삼성전자가 11일 단행되는 조직개편 및 임원 보직인사를 끝으로 내년 경영진 진용 구성을 완료한다.

지난해 부품(DS)과 IT·모바일(IM), 소비자가전(CE)의 트로이카 체제를 구축하는 큰 폭의 조직개편을 단행한 만큼 올해는 소폭 개편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보직인사의 경우 재경팀과 인사팀 등 추가 인사 수요가 생긴 경영지원파트와 실적 개선이 시급한 CE부문에서 임원 물갈이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또 글로벌 시장 공략의 첨병 역할을 하는 해외 총괄 임원들의 자리 이동도 예정돼 있다.

◆ 3각 체제 유지…사장 승진 후속인사 예정

삼성전자는 지난해 사업구조를 DS부문와 IM부문, CE부문으로 나누고 각각 권오현 부회장과 신종균 사장, 윤부근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는 방식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조직 내 경쟁체제를 강화하고 고객사와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현상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이같은 조직개편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으로 이어졌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현 체제를 뒤흔들 이유가 없는 셈이다.

올해 사장단 인사에서도 권 부회장과 신 사장, 윤 사장 등은 자리를 그대로 지켰다. 기존 사장단 멤버 중 전동수 메모리사업부장이 삼성SDS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김기남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이 후임으로 오게 특별한 변동은 없다.

다만 부사장 중 일부가 사장으로 승진한 만큼 그에 따른 후속 인사는 불가피하다.

이번 사장단 인사를 통해 원기찬 인사팀장과 이선종 재경팀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각각 삼성카드와 삼성벤처투자로 이동했다. 이에 따라 이들을 대체할 팀장급 인선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또 사장으로 승진한 뒤 제일모직으로 떠난 조남성 LED사업부장의 후임도 찾아야 한다.

김영기 네트워크사업부장과 김종호 제조기술센터장은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지만 본래 업무를 그대로 맡게 돼 변화가 없다.

◆ 가전·글로벌은 물갈이 예상

CE부문 대표는 유임됐지만 임원들은 교체 폭이 클 수 있다. DS부문과 IM부문과 달리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CE부문 내에서도 사업부별로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는 올해 임원 인사에서 이준영 구매팀장과 이효건 개발실장, 한종희 개발실 상품개발팀장 등 3명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에 따라 VD사업부는 사업부장을 맡고 있는 김현석 부사장을 비롯해 부사장급 임원이 5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이에 반해 생활가전 쪽과 의료기기사업부 등은 부정적인 의미의 임원 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윤 사장이 오는 2015년 글로벌 생활가전 1위를 목표로 내세운 상황에서 현재 임원들로는 이를 달성하기가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지난해 조수인 사장이 맡게 된 의료기기사업부도 사업영역 확대 및 실적 개선을 위한 인사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개최한 '애널리스트 데이'에서 향후 10년 내에 의료기기사업을 세계 1위로 키우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해외 부문에서도 임원들의 자리 이동이 이뤄질 전망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최근 휴직을 한 심수옥 글로벌마케팅실 부사장의 후임 인선이다.

일선에서 물러나게 된 백남육 한국총괄 부사장의 후임자 물색과 함께 미국, 중국, 유럽, 러시아, 아프리카 등 지역 총괄 임원들 간의 연쇄 이동도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