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3년 삼성그룹의 여성 공채 1기로 입사했던 직원들이 현재 부장 3~4년차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건희 회장이 그간 여성인력의 능력과 중요성을 강조해왔던 것으로 유명해 여성임원의 대거 승진은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반응이다.
◆ 여성 임원 승진규모 역대 최대
올해 임원 인사에선 여성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지난 2012년 9명에서 2013년 12명 올해 15명으로 여성임원이 다수 탄생했다.
여성 승진자 중 60%(15명 중 9명)는 발탁승진으로 성별을 불문하고 성과와 능력에 따른 전략적 승진인사가 실시됨을 보여줬다. 이는 삼성의 인사주의 원칙인 ‘성과있는 곳에 보상있다’는 원칙이 성별을 따지지 않고 적용됨을 입증한다.
삼성그룹은 2014년 정기임원인사 발표에서 “여성 인력에 대한 사상 최대 승진 인사를 단행해 조직 내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의 장점이 충분히 발휘될 수 있는 여건과 분위기를 한층 강화했다”고 평가했다.
우선 이번 삼성 여성임원 승진의 포문을 연 대표인물은 이건희 회장의 차녀인 이서현 사장이다.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은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으로 승진했다. 지난 2010년 부사장에 오른 지 3년 만이다.
앞으로 이서현 신임 사장은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직을 수행하면서 기존에 맡아 수행해 오던 제일기획 경영전략부문장직을 겸직하게 된다.
또한 신경영 출범 초기인 1992~1994년 사이 대졸 공채 출신으로 입사한 여성 공채출신들이 승진에 올랐다. 신경영 이념을 바탕으로 회사 발전과 함께 성장한 여성 인력도 다수 신임 임원으로 승진해 본격적인 여성 공채 임원 시대를 열었다.
그 주인공은 ▲삼성전자 양정원 부장 상무 승진(1992년 공채) 삼성전자 최윤희 부장 상무 승진(1993년 공채) ▲삼성전자 송명주 부장 상무승진(1993년 공채) ▲삼성전자 연경희 부장 상무승진(1994년 공채) 등이다.
여성전무 승진자도 눈에 띈다, 루슨트 출신의 IT시스템 전문가로 IT혁신을 통한 카드 IT시스템 선진화를 주도한 삼성카드 이인재 상무가 전무로 승진했다.
◆ 여성 공채임원·승진연한 구애 없는 발탁 승진 다수
여성임원의 발탁인사도 늘었다. 삼성그룹에서는 부장 4년을 채우면 임원으로 승진될 기본 연한은 채우게 된다. 그러나 이번 승진에서는 연한에 구애받지 않고 조기 발탁된 여성임원의 수가 남성임원수에 뒤지지 않는다.
삼성전자 장세영 부장은 무선 하드웨어 개발전문가로 갤럭시 4S, 갤럭시 노트3 배터리 수명향상 설계를 주도, 제품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상무로 2년 발탁 승진했다.
삼성전자 최윤희 부장 역시 TV 소프트웨어 플랫폼 개발 전문가로 차별화된 스마트 TV용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개발, 제품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성과를 인정받아 2년 발탁 승진했다.
삼성전자 김희선 부장은 휴대폰 마케팅 전문가로 갤럭시 시리즈의 성공적인 론칭을 이끌며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 상무로 1년 발탁 승진했다.
이외에도 ▲TV마케팅 전문가로 스마트 TV 스토리존 매장 구축 및 체험마케팅 확산을 통한 스마트 TV마케팅을 확대시킨 삼성전자 양정원 부장 상무 승진(1년 발탁) ▲삼성전자 최초 여성 주재원 출신 마케팅전문가로 뉴질랜드 지점 매출을 주도하며 주력제품 마켓쉐어 1위를 달성한 연경희 부장 상무승진(1년 발탁)▲인사전문가로 자율출퇴근제를 도입, 유연한 조직문화구축에 앞장선 삼성전자 이영순 부장 상무승진(1년 발탁) ▲ 전기전자공학 박사출신 메모리 전문가로 차세대 메모리 소자 개발을 통한 기술리더십을 강화한 삼성전자 안수진 부장(1년 발탁) ▲메모리 설계전문가로 메모리 제품설계 자동화 추진을 통해 개발기간 단축에 기여한 삼성전자 양향자 부장 상무승진(1년 발탁) 등이 이어졌다.
각 분야의 전문가로 능력에 따른 성과를 인정받은 여성임원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삼성전자 김유리 부장은 변리사와 미국 변호사 자격을 겸비한 특허 전문가로 전사 특허 프로세스 구축을 통한 사업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능력을 인정받아 상무에 올랐다.
삼성전자 송명주 부장 역시 생활마케팅 전문가로 지난 2011년 7억불에서 2013년 11억불로 동남아시아 매출을 확대한 능력을 인정받아 상무로 승진했다.
삼성전자 송현주 부장은 디자인 전문가로 김연아 에어콘 등 히트제품을 디자인해 제품경쟁력을 강화, 상무로 승진했다. 삼성전자 김수진 부장은 언론인 출신의 국제변호사로 TV 사업관련 법률분쟁 해소를 주도해 사업경쟁력을 제고시켜 상무로 승진했다.
삼성카드 박주혜 부장은 IBM, 딜로이트, AT커니 출신의 IT컨설팅 전문가로 삼성카드 내부의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주도, 상무로 승진했다. 삼성에버랜드 이은미 부장 역시 남성복 패션 디자인 전문가로 갤럭시, 로가디스, 엠비오 등 남성복 브랜드 포트폴리오 재확립을 주도한 성과를 인정받아 상무로 승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