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결산월 변경…"내년 사업계획 못 잡겠네"

2013-12-0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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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연간 결산월을 3월에서 12월로 앞당기면서 일부 증권사가 내년 사업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작년 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를 마치고 올해부터 12월 결산을 적용하다보니 올해 사업연도가 12개월에서 9개월로 줄어 내년 사업연도와 정확한 비교가 쉽지 않아서다. 

4일 증권사 한 관계자는 "올해 사업연도가 9개월 밖에 되지 않아 내년 12개월 사업연도 계획을 세우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내년과 비교하기 위해 올해 9개월 동안 거둔 성과를 12개월로 가정할 때 자칫 성과가 축소되거나 부풀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연 단위로 투자 규모, 실적 목표 등 사업 계획을 세울 때 전년 성과를 참고한다. 그러나 12월 결산법인으로 전환한 증권사는 12개월 사업연도에서 누락된 3개월에 대해 가정으로 성과 판단을 해야하는 상황에 놓였다. 

다른 증권사도 이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올해 회계연도를 3월에서 12월로 변경한 증권사는 34곳에 달한다. 

증권사는 주식회사의 회부감사에 관한 법률 시행에 따라 기업들의 12월 결산기 집중에 대한 우려로 결산월을 3월로 정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모회사와 결산월이 다른 증권사는 연 2회 감사를 받아야 했다. 증권사는 국제회계기준 도입으로 인한 회계 및 외부감사 업무 증가도 고민꺼리였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지난 2010년 증권사가 자율적으로 결산월을 변경하는 것을 허용했다. 

모기업이 있는 증권사는 내년 경영계획 수립에 대한 고민이 덜하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2005년 우리금융지주로 편입되면서 모회사의 12월 결산월을 맞추기 위해 달력 기준 사업계획을 별도로 만들어왔다. 

증권사 연구원도 결산월이 변경된 상장사에 대해 정확한 가치평가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난감해한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올해 증권사 결산월 변경을 두고 나올 수 있는 우려는 사업 연속성이 훼손됐다는 것"이라며 "기업의 성장률을 판단할 때 전년과 비교하는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12월 결산법인으로 바뀐 증권사 직원들은 앞으로 업무 능률이 오를 수 있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회계기간이 달력과 일치하기 때문에 업무와 일상생활 주기가 같아졌기 때문이다. 

또 증권사는 결산월 변경으로 부진한 실적을 감추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3월 결산법인과 12월 결산법인는 실적 발표 시기는 달라 증권사의 실적 부진이 상대적으로 더 부각됐다. 이는 대기업을 비롯해 대다수 기업들이 12월 결산을 채택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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