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완전 소중한 사랑' 심이영 "사랑의 의미 되새기고 싶어…"

2013-11-27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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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형석 기자]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배우 심이영은 데뷔 13년 만에 가장 바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MBC '백년의 유산'에서 당당하고 솔직한 재벌가 며느리 마홍주 역을 맡은 동시에 MBC에브리원 '오늘부터 엄마아빠'에서는 방송인 전현무와 가상부부로 호흡을 맞췄다. 영화 '뜨거운 안녕' 개봉과 맞물려 영화 '완전 소중한 사랑' 촬영도 시작했다. 현재는 SBS '수상한 가정부'에서 4남매의 이모 우나영으로 출연 중이다.

몸이 열 개라도 바쁠 스케줄이지만 힘들지 않느냐는 물음에 오히려 "바빠서 좋다. 이런 템포를 유지하고 싶다"며 특유의 반달 눈웃음을 지어 보였다. 곁에 있는 사람까지 기분 좋게 만드는 눈웃음은 어리고 유약해 보이는데 "2013년은 배우 심이영으로, 인간 심이영으로서 성숙해진 시기였다"고 말하며 드러내는 의지는 강인하다.
지난 19일 서울 신사동 한 카페에서 만난 심이영은 인터뷰 내내 선한 이목구비를 돋보이게 하는  미소를 지으며 행복 바이러스를 전파했다. 영화 '완전 소중한 사랑'(감독 김진민·제작 옐로우래빗) 속 예나와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영화에서 심이영은 숨겨진 사연을 지닌 채 한순간 연예계에서 사라져버린 전직 아이돌 예나가 됐다. 어렸을 때의 상처 때문에 쉽게 사람을 믿지 못하고 눈앞의 사랑과 사람을 외면하며 지낸다.

예나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고민하는 기색 없이 "감정적으로 힘들고 연기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무난하고 평범한 캐릭터보다 생각하고 고민할 수 있는 예나에게 큰 매력을 느꼈다"는 심이영은 "예나가 그대로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소진될 대로 소진된 감정을 다시 회복해 나가는 모습이 좋았다"고 이야기했다. 
 

[사진=이형석 기자]


'완전 소중한 사랑'이 '착한 영화'라는 점도 한 몫했다. 화려한 블록버스터급 영화의 틈바구니에서 '완전 소중한 사랑'은 수수한 매력을 드러내고 있다. 영화 수익금의 40%는 소아암 관련 재단에, 30%는 문화 관련 재단에 기부된다.

"저예산영화인 까닭에 빈 공간이나 여백은 많지만 따뜻한 사랑과 묵직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영화"라며 "영화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사회에 사랑을 나눌 수 있는 기회였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영화에는 예나와 온유(임지규)를 중심으로 소아암을 앓고 있는 소년 사랑(이우진)과 와인바 주인 세영(엄수정), 꽃집 주인 용수(윤봉길)와 인형 공방 주인 진아(유예일), 온유와 온유의 형(김병철) 등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인간관계가 나온다. 우리가 현실에서 겪어 봄직한 어려움과 선입견을 담아 냈다.

"'사랑'은 남녀 관계뿐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가만 보면 사랑만큼 흔한 콘셉트도 없죠. 어디 가나 사랑 타령이잖아요. 동시에 그 깊은 의미는 터부시 되는 것 같아요. 이 영화는 제일 소중한 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잘 짚어 줘요."
 

[사진=이형석 기자]


영화 속 예나는 가난한 아버지가 싫어 집을 나온다. 뒤늦게 부정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아버지를 찾지만 이미 세상을 떠난 뒤다. 실제로 어떤 딸인지 묻자 심이영은 "철부지 딸"이라고 정의했다.

"그동안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무관심하고 무심하게 굴었어요. 그게 당연한 거로 생각했고요. 하지만 30대가 되니 가장 소중한 건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베푸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멀리 있는 사람에게 사랑을 전하는 것보다 어렵지만, 중요한 건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거더라고요. 그걸 뒤늦게 깨닫고 '잘해야겠다' 마음 먹고 의식적으로 하는 거예요. (웃음)"

"뒤늦게 생각해 보니 엄마, 아빠의 손을 잡거나 안은 기억이 없다"는 심이영은 "그때부터 이야기할 때는 손 한번 잡고 외출할 때는 팔짱을 꼈다. 아버지가 들어오시면 안아드리는 것처럼 작은 행동 하나가 우리 사이를 풍성하게 해 주더라"라며 웃어 보였다.

심이영은 지난 3월 방송된 '오늘부터 엄마아빠'를 통해 '예능인'으로도 한 걸음 다가섰다. 처음 도전한 예능프로그램이지만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며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예능 출연은 말 그대로 도전이었다"는 심이영은 "나는 모든 것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 예전에는 못하는 모습은 보여 주기 싫고 완벽한 모습만 보여 드리고 싶었는데 '내가 완벽한 사람도 아니고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 있을까' 싶더라.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드러내고 살아야겠다고 마음 먹었다"며 출연 동기를 전했다.

그러면서도 "예능보다는 연기가 더 좋다. 배우는 연극 무대에 서 보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연극을 하고 싶다"는 모습에서 '더 좋은' 배우로서의 내일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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