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 경제기술개발구(황다오, 黃島)에서 지난 22일 발생한 송유관 폭발 사고로 인해 4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24일 칭다오 당국과 현지매체들에 따르면 사고 부상자는 166명에 달했으며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 사건이 관리부실로 인한 것이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민심이 동요하고 있다.
사고는 지난 22일 오전 3시경 사고지점 송유관 일부에 균열이 생기면서 석유가 유출되면서 발생했다. 석유유출이 확인된 후 작업자들이 송유관 접합작업을 시작했으며 이날 오전 10시30분 궈훠(國貨)백화점 북측 송유관에서 유출된 원유에 불이 붙으며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칭다오 개발구 관계자는 송유관에서 흘러나온 석유가 기체화한 뒤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폭발로 인해 송유관이 지나는 도로가 깊게 패이고 주변의 차량이 뒤집어졌으며, 사망자가 속출하는 참변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칭다오 여러 곳에서 식수와 가스, 전력 공급이 끊겼다. 칭다오 당국은 폭발 사고지역 주민 1만8000 여명을 다른 지역으로 대피시켰다.
이에 푸청위(傅成玉) 시노펙 회장은 사건발생 직후 "나를 비롯한 시노펙 전 임직원은 비통함을 느끼며, 희생자들과 그들의 가족들에게 심심한 애도를 표한다"며 "칭다오시민들과 전국의 인민들에게 사과드리고 국무원의 사고조사팀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사고원인 진상규명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하지만 웨이보(, 중국판 트위터) 등에는 시노펙에 대한 비난목소리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또한 송유관 폭발이 백화점 인근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도 분노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송유관 주변에 주택가를 건설한 경위를 밝혀내야 한다는 것. 한 네티즌은 "시노펙 관리책임자는 물론이고 칭다오 시정부의 책임자들을 철저히 추궁해 형사처벌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각각 사고원인규명에 총력을 기울이라는 지시를 내려놓았고, 국무원은 사고조사반을 마련해 진상조사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우에 따라 시노펙에 대한 대대적인 사정활동이 벌어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올해 중국당국은 같은 석유 국영기업인 페트로차이나(中國石油,중국석유)에 대한 전방위 사정을 벌인 적 있다.
한편 중국에서는 관리미흡 등으로 송유관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광둥(廣東)성에서는 지난 1월 시노펙의 송유관이 파열돼 다량의 원유가 하천으로 흘러들어가는 사고가 발생했고, 2010년 7월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에서도 송유관 폭발사고로 원유가 유출돼 450㎢의 해상이 오염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