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바퀴자국을 잡은 남자' 에론 영 개인전

2013-11-1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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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갤러리에서 개인전 14~12월 15일까지

 

 

14일 국제갤러리에서 에론 영이 오토바이 바퀴자국으로 작업한 그림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현주기자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유능한 예술가는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

  20세기 미술을 지배한 파블로 피카소의 이 말을 전적으로 동감하는 작가다. 그는 선배 예술가들의 천재성을 훔쳐왔다.
 도널드 저드, 존 맥크라켄, 드쿠닝의 추상표현주의를 따르고 존 케이지등의 퍼포먼스에서 영감을 얻었다.

 미국출신 작가 에론 영(42)이다. 그는 오토바이 바퀴자국으로 회화를 만들고 자동차가 고속으로 달릴때 전복되지 않도록 도와주는 일종의 '스포일러 더미 날개'를 조각작품으로 형상화한다.

 오토바이 바퀴자국이 지나간 자리는 드쿠닝등이 추구한 액션페인팅의 DNA가 흐른다.  자동차용 도료로 매끈하게 마감한 벽에 나란히 붙인 스포일러 조각은 '미니멀 아트 조각 선구자' 도널드 저드의 형식이 보인다.

 언뜻 베낀듯한 그의 작품이지만 미국 현대미술시장을 이끌고 있다.  이유가 무엇일까.

유진상 미술평론가는 "에론 영의 작품은 1960~1970년대 미국 경제부흥기에서 일어났던 추상표현주의 미니멀리즘 퍼포먼스등 미국현대미술의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며 "그의 작품은 과거 미국미술을 중요한 문화적 유산으로 재발견하고 재해석해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론 영의 작품은 과거 미국미술의 레퍼런스가 내장되고 조합되어 새로운 예술로 확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 미국미술의 트렌드이기도 하다"는게 유진상 평론가의 해석이다.

 14일 국제갤러리 신관에서 만난 '에론 영'은 이름처럼 젊은 모습은 아니었다.  80년대풍이었다. 덥수룩한 턱수염에 카우보이 부츠를 신고 체크무늬 셔츠를 입은 그는 '제임스 딘'을 자주 언급했다.

 강렬한 붓자국이 오간 듯 한 회화앞에서 퍼포먼스를 하듯 작품설명을 했다.  오토바이를 타고 왔다갔다한 바퀴자국은  함석판에 페인트를 칠해서 나온 흔적이다.
 

사진=박현주기자


 이전에 합판에 도금해 고급스럽게 보이게 한 것과 달리 페인트작업은 시간의 퇴화과정을 담았다고 했다. 바퀴가 지나간 자리에 뭉개진 페인트는 물감처럼 그라데이션을 보이며 강중약이 교차하며 강렬함을 선사한다.

 에론 영은 "존 케이지가 트럭을 몰면서 종이를 깔고 잉크자국을 남게한 영상작품에서 아이디어를 빌려왔다"고 했다. 2007년부터 시작한 이 작품은 "트럭 주유소를 운영하는 양아버지의 영향이기도 하다"고 했다. 

 회화작품과 함께 선보인 영상은 자동차 사고로 세상을 뜬 제임스 딘을 추억케한다. LA 사막을 배경으로 한 영상의 제목은 '저항'.  느릿 느릿 하늘에서 거꾸로 내려와 땅에 쳐박히는 자동차는 제임스 딘이 충돌했던 그 자동차 모델과 같은 차다. 

 에론 영의 이번 전시는 2010년 이후 두번째다. 당시 '모터사이클 번아웃 회화'로 주목받았다. '추상미술이면서 동시에 퍼포먼스'인 작품은 젊은세대 특유의 허무주의가 표방하는 파괴적인 미학이 깃들어있다. 전시는 12월15일까지.(02)735-8449
 
에론 영의 영상작품과 24K 도금한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국제갤러리 전시장 2층./사진=박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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