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빅터 차 선임연구원은 13일(현지시간) 워싱턴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북핵 협상의 역사를 보면 북한이 도발을 통해 협상을 강제하는 정형화된 패턴을 볼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차 연구원은 향후 6자회담 재개 전망에 대해 "북한이 일체의 핵과 미사일 실험을 유예하고 플루토늄과 농축우라늄 등 핵분열 물질 개발프로그램을 중단하는 등의 구체적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회담이 열리기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북한이 또 도발하지 않을까 염려하면서 미국과 북한 사이를 중재하고 있지만 양국의 입장차가 너무 커보인다"며 "북한은 비핵화에 대해 진지한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근본적인 입장변화가 없으면 6자회담 재개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는 중국의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촉구에도 한미가 북한이 태도변화를 보여야 한다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어 중국과 한미 간 이견을 좁히기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차 연구원은 "지난 9월 베를린과 런던에서 열린 북ㆍ미간 트랙2 협상은 성과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최근 미국에 이어 북한을 다녀온 우다웨이 6자회담 수석대표의 활동도 개인적 플레이의 성격이 강해 상황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북핵문제에 대한 미국의 분위기에 대해 "북한 피로현상(North Korea fatigue)이 만연해 있다"며 "미국은 이란과 아프간 문제 해결을 더 우선시하고 있는데다 오바마케어 등 국정 어젠다가 많기 때문에 북핵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많지 않다"고 분석했다.
또한 "겉으로는 이란 핵과 북한 핵문제가 다른 것처럼 비쳐지지만 이란 핵협상이 북핵 이슈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